메타버스에서 여는 데이터 스페이스의 미래

메타버스에서 여는 데이터 스페이스의 미래

작성일 2025-09-26


소프트웨어융합대학·대학원 메타버스학과 연구팀(이상민·전석희·우탁 교수)이 메타버스 환경에서 데이터 스페이스를 구현하기 위한 커넥터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데이터 송·수신 실증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국내 최초 커넥터 기술 개발과 데이터 송·수신 실증 성공
교육·산업 전반으로 확장 가능한 한국형 데이터 생태계 제시


오늘날 데이터는 사회와 산업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교육, 도시 운영, 일상생활까지 데이터 활용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시스템이 부족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데이터 스페이스(Data Space)’다. 데이터 스페이스는 데이터를 만든 주체의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제공자와 사용자가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유·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세대 데이터 생태계다. 유럽의 GAIA-X와 IDSA 모델이 대표적 사례로, 최근 디지털 주권과 데이터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프트웨어융합대학·대학원 메타버스학과 연구팀(이상민·전석희·우탁 교수)이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환경에서 데이터 스페이스 실증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국내 기업 ㈜와이매틱스(방준성 대표)와 협력해 커넥터(Connector)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메타버스 공간에서 데이터 송·수신과 정산을 실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우정원 메타버스로 구현된 실증 현장
실험은 실제 캠퍼스 공간인 우정원을 메타버스로 구현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메타버스 우정원 안에서 걷거나 움직일 때마다 발생하는 3차원 공간 데이터와 사용자 행동 로그가 커넥터를 통해 전달되는 과정을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실증 과정에서 ㈜와이매틱스가 자체 개발한 국산 데이터 스페이스 커넥터가 활용돼 단순한 데이터 송·수신뿐 아니라 정산 기능까지 구현됐다. 사용자는 데이터 스페이스 카탈로그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직접 탐색할 수 있고, 클리어링 하우스를 통해 데이터 유형별 사용량을 정산함으로써 데이터 거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교육 혁신으로 확장되는 데이터 스페이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교육 혁신에도 확장하고 있다. 이상민 교수는 현재 샌드박스형 XR 교수·학습 공간을 개발 중이다. 이 공간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가상 학습 환경으로, AI 에이전트가 탑재되어 학습자의 필요에 따라 개별 맞춤형 학습 지원을 제공한다. 여기에 데이터 스페이스를 연동하면, 학습자의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교육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이 교수는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XR 학습 공간은 학습자의 창의성과 협업 능력을 높일 수 있으며, 데이터 스페이스와 연계하면 교육 현장의 신뢰성과 효과성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상민 교수의 연구실(2xAI Lab)에서는 확산모델(Diffusion Model) 기반 외국어 교육 AI 시스템을 개발해 시범 운영 중이다. 앞으로 이 시스템에도 데이터 스페이스를 연동해 맞춤형 학습 지원을 강화하고, 학습 데이터를 2차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초실감 메타버스와 피지컬 AI로의 확장
한편 전석희·우탁 교수는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메타버스 안에서 물리적 상호작용과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결합한 콘텐츠를 연구하고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3D 화면 정보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움직임과 행동, 물리적 반응 데이터까지 함께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데이터 스페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몰입감 높은 초실감 메타버스 구현에 기여할 뿐 아니라, 최근 활발히 논의되는 피지컬(Physical) AI 기술과도 연결될 수 있어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즉, 데이터 스페이스가 단순한 가상 환경을 넘어 인간의 행동과 인공지능을 잇는 새로운 다리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경희는 지난해 10월 ㈜와이매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산학연 협력을 통해 데이터 스페이스 기술을 메타버스로 확장하는 공동 연구를 추진해 왔다. 이번 성과는 그 결실로, 지난 8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EKC 2025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실증을 통해 경희는 데이터 주권과 상호운용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기술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국산 커넥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번 성과는 한국형 데이터 스페이스 생태계 구축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교환과 활용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학연 협력을 통해 데이터 스페이스 기술을 메타버스로 확장한 연구팀의 성과는 EKC(Europe-Korea Conference on Science and Technology) 2025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글 정예솔 wg1129@khu.ac.kr
사진 대학원 메타버스학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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