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공학과 박윤석 교수 연구팀, 차세대 바이오 전자기술 분야 연이어 성과 이뤄
무선 차세대 전력 공급 기술, 고정밀 심혈관 시뮬레이터 개발
구조적 안정성과 소형화 가능성으로 상용화 가능성 높여
신소재공학과 박윤석 교수 연구팀이 생체 삽입된 전자기기에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차세대 전력 공급 기술과 고정밀 심혈관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며 차세대 바이오 전자기술 분야에서 연이은 성과를 도출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Advanced Materials(IF=14.9)』 및 『Science Advances(IF=14.9)』에 게재됐다.
무선 전력 기술 한계 넘어, 외부 자기장으로 안정적인 출력 유지
최근 웨어러블 디바이스, 이식형 의료기기, 생체 전자소자 등 차세대 헬스케어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며 이에 필요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력 공급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생체 이식형 전자기기의 경우 배터리 교체가 어려워 외부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고효율 무선 에너지 전달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개발된 무선 전력 고급 기술은 발열 문제와 정렬 민감도에 따른 전력 전달 효율 감소 등의 한계가 있어, 이식형 전자기기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윤석 교수 연구팀은 자기장 기반 진동 에너지를 이용해 마찰전기를 발생시키는 무선 마찰전기 소자(MA-TENG)를 개발해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개발한 소자는 외부 자기장만으로 작동되며 공기·물·금속·지방 등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출력을 유지하고, 비정렬 조건에서도 80% 이상의 성능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돼지 지방조직에 MA-TENG를 실제로 이식하여 작동 실험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 출력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장치 외형이나 소재에도 손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체내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도 장시간 안정성을 입증했으며 열화상 카메라를 통한 실시간 측정에서도 발열이 거의 감지되지 않아 생체조직 손상 우려도 해소됐다. 박윤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 이식형 의료기기의 무선화 가능성을 크게 높인 사례”라며 “이식형 바이오 소자 실용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의의를 밝혔다.
연구 제1저자로 참여한 김준엽 학생은 “구조의 단순성과 재료의 유연성 덕분에 향후 다양한 바이오 소자 및 웨어러블 플랫폼과 결합해 자가발전형 전자시스템 모듈로 응용되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정민 학생은 “인공장기, 로봇에 내장되는 전자 시스템 등 차세대 의료기기,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큰 활용도를 보이는 만큼 상용화를 통해 정밀 의공학 분야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맥압부터 병리적 맥압까지 모두 구현 가능한 심혈관 시뮬레이터 개발
두 번째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인간의 대동맥 판막 구조를 모사한 소프트 심장 벨브와 고정밀 심혈관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위해 인체 혈압 변화를 인공적으로 구현한 심혈관 시뮬레이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심혈관 시뮬레이터는 부피가 크고, 정밀 제어가 어려워 1분에 약 150회 이상의 심장 박동을 보이는 신생아와, 급격한 혈압 변화가 이뤄지는 심근경색과 같은 병리적 상태 구현에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사람 대동맥 판막 구조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심장의 대동맥 판막은 3개의 판막엽으로 구성돼 수축·이완기 심장 박동에 따라 혈액을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연구진은 이 구조를 모사한 자성 심장판막과 소프트 자성 벨브가 외부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대동맥 판막처럼 자연스럽게 개폐되도록 설계했다. 자성 심장판막과 소프트 자성 벨브는 유연성과 복원력이 우수한 탄성 고분자에 강한 자성을 가진 입자를 혼합해 제작됐다. 이를 통해 외부 자기장에 따른 벨브의 개폐 동작을 정밀히 제어할 수 있었다.
실험 결과 최대 180bpm의 개폐 속도와 25kPa에 달하는 압력 파형을 생성할 수 있었으며, 성인의 정상 혈압은 물론 유아부터 성인의 혈압 파형을 1mmHg 이내 오차로 정밀히 재현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부정맥, 조기 심실수축, 간헐적 심정지 등 병리적 상태의 혈압 파형까지 재현할 수 있어 이 기술이 단순 모사를 넘어 의료 시뮬레이션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윤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빠른 제어 속도와 무선 제어가 가능한 자기장 기반 소프트 로봇 정밀 제어 기술과 생체 모사 설계의 융합으로 일군 결과”라며 “향후 생체 모사 시스템과 의료용 시뮬레이터,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심장 개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정민 학생은 “심장 박동과 유사한 맥압 파형을 미세한 자기장 제어만으로 구현해 바이오 전자소자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윤 학생은 “생체 맥압 파형은 물론 병리적 파형까지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심혈관 교육 자료로 사용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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