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유래 나노소재의 감염성 질환 대응 가능성 열어
생명과학대학 김연주·한의과대학 조익현 교수 공동 연구 수행
천연물 기반 치료 전략 제시, 인삼 유래 나노소재의 항바이러스 및 면역 조절 효과 확인
“천연물 기반 나노기술, 감염병 대응의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기대”
생명과학대학 김연주·한의과대학 조익현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인삼에서 유래한 천연물 기반 나노소재를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억제와 폐 염증 완화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Nanobiotechnology』(IF: 10.6)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인삼 종자유(Ginseng Seed Oil, GSO)와 금 나노입자(Gold Nanoparticles, GNP)를 결합한 경구용 나노 에멀전(KGS-NE)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항바이러스 및 면역 조절 효과를 입증했다. 천연물과 나노기술을 융합한 감염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중에는 부작용과 약물 상호작용의 문제점이 제기된 약물들이 있다. 김연주·조익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전통 한약재와 나노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KGS-NE’은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 또한 체내 흡수율이 높고 안정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 생체 적합성과 저장 안정성이 뛰어나 기존 나노소재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KGS-NE은 6개월 이상 안정성을 유지하고, 위장관 환경에서도 분해되지 않으면서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면역 반응 조절 메커니즘도 확인…사이토카인 폭풍 억제 기대
연구팀은 SARS-CoV-2 감염 동물 모델(시리아 햄스터, C57BL/6) 실험에서 KGS-NE의 효능을 확인했다. KGS-NE을 투여했는데, 바이러스 감염이 억제됐고 바이러스 복제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바이러스 감염 후 급성 폐 염증이 유도된 동물 모델에서는 폐 조직의 염증 수준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또한 체중 감소도 방지됐고, 생존율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자 수준으로 분석했는데, KGS-NE이 염증 신호전달 경로에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NF-κB, IL-6, IL-1β, TNF-α 등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이는 면역 과잉 반응 조절로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으로 인한 폐 손상의 완화 기전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RNA 시퀀싱(RNA sequencing)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분석했다. KGS-NE은 면역 반영에 관련 있는 ABCF2와 ABCF3 유전자를 억제해 바이러스 활성을 제어하고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방어 기전을 유도함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KGS-NE이 단순한 항바이러스 효과만이 아니라, 면역 조절 작용을 통해 감염에 의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 치료제와의 병용 가능성, 감염병 대응의 새로운 방식 도출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천연물에 기반한 나노기술을 감염병 치료에 활용할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특히 KGS-NE이 기존의 항바이러스제 Molnupiravir, Paxlovid 등과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후속 임상 연구를 통해 KGS-NE의 안전성과 효능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고, 실질적인 치료제로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생명공학과 한의학의 융합 연구로 감염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성과다. 전통 한약 소재를 현대적 나노의약품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연주 교수는 “나노기술을 활용해 천연물 기반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사례다. 기존 합성 항바이러스제와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조익현 교수는 “한의학적 관점에서 면역 조절의 원리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천연물과 나노기술의 융합이 신약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기타 바이러스 감염 질환 및 면역 질환 치료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산지브람 박사(Sanjeevram Dhandapani)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듀크대에서 오가노이드 기반 감염병 연구를 이어가면서 치료제 개발에 힘쓸 계획”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공동 제1 저자인 기초한의학과 하유정 박사과정생은 “천연물과 나노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확인한 뜻깊은 연구였다. 앞으로도 치료 전략 개발에 이바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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