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데이터 근사기법 정립에 나선다
양효선 교수 ‘2025년 포스코사이언스펠로’ 선정
대용량 다차원 데이터 근사기법 연구, 산업 혁신과 핵융합 기술에 기여 기대
수학과 양효선 교수가 포스코청암재단의 ‘2025년 포스코사이언스펠로’에 선정됐다. 포스코사이언스펠로십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낸 신진 교수에게 2년간 1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선정된 연구자는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받는다. 매년 30여 명의 연구자가 선발되며, 양효선 교수는 ‘대용량 다차원 데이터 근사기법’ 연구의 독창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포스코사이언스펠로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새로운 데이터 근사기법이 필요한 시점”
양효선 교수는 이번 포스코사이언스펠로 선정에 대해 “큰 영광이자 도전의 시작”이라며 연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의 연구 주제는 "대용량 다차원 데이터 근사기법"이다. 이는 다양한 응용수학 및 계산과학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수학적 모델을 통해 근사하여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또한 복잡하고 불규칙한 패턴을 지닌 데이터를 분석하고 단순화함으로써 숨겨진 패턴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데이터 근사기법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의 기울기가 맞지 않으면 우리는 수평 맞추기 기능을 통해 원래의 수평을 맞추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활용되는 것이 데이터 근사기법이다.
최근 기계학습 기술의 발전과 빅데이터 처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 근사기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데이터 근사기법은 계산 속도, 정확도, 메모리 사용 등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한계에 봉착해 있다. 양효선 교수는 “기존의 근사기법들은 정확도와 계산 효율성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데이터의 형태와 특성에 따라 적합한 모델링 방법과 수치적 접근법이 달라져야 하며 이를 위해 기존 이론을 넘어선 혁신적인 근사기법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양효선 교수는 다차원 대용량 데이터와 불규칙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고속의 근사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양효선 교수는 균일 격자에 기반한 불규칙 데이터에 대한 고차 근사기법을 개발해 왔다. 균일 격자 기법은 데이터가 일정한 간격으로 분포하는 경우 효과적인 근사기법이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는 종종 불규칙하거나 특정 영역에 집중되는 특성을 가진다. 이에 양효선 교수는 연구의 범위를 확장해 희소 격자 기반의 근사 데이터 추출 방안을 모색한다. 연구 과정에서 안정성, 근사 오차, 수렴성 등에 관한 이론적 연구와 함께 응용 분야에 적용하는 실용 알고리즘 구현에도 도전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계산 비용과 속도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근사기법에 관한 연구는 단순히 이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의료 영상 처리, 기후 변화 분석 등 과학 기술 접목이 필요한 산업 분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의료 영상 처리에서는 MRI 촬영 시 움직임으로 인한 노이즈를 제거하고 균일한 데이터 이미지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이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연평균 성장률(CAGR) 같은 금융 분석에서도 데이터 근사기법을 활용해 장기적인 경제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기계학습(AI), 빅데이터 분석, 핵융합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도 중요한 응용 가능성을 지닌다. 양효선 교수 역시 “다차원 데이터나 불규칙한 데이터들을 다루는 분야에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핵융합 기술과의 연계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양효선 교수의 연구가 과학적 도전 과제인 핵융합 기술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핵융합이란 두 개의 가벼운 원자가 결합해 더 무거운 원자가 되는 과정으로 이를 활용해 인공태양을 만들어 에너지를 생성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양효선 교수는 “핵융합 연구에서 플라즈마의 모델링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플라즈마 유체 운동 방정식을 정확하게 풀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핵융합 연구에서 핵심적인 과제 중 하나는 고차원 Vlasov-Poisson-Maxwell 방정식의 근사해를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계산하는 데 있다. 본 연구 과제인 희소 격자 기반 대용량 근사기법을 통해 고차원 편미분방정식의 정확한 해를 구할 수 있다면 인공태양을 위한 핵융합 기술을 더 정밀하게 예측하고 개선할 가능성이 열린다.
양효선 교수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이번 사이언스펠로 선정과 연구를 기반으로 기초과학 분야에서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사이언스펠로십은 다른 펠로 선정 연구자들과의 학술교류와 커뮤니티 형성 기회를 제공해 학문적 소통과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에 대한 시야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효선 교수는 “신진 연구자로서 상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짧다. 훌륭하신 연구자분들도 많은데,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된 건 좋은 연구 환경을 베풀어주신 학교와 수학과 교수님들의 덕이 크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글 정예솔 wg1129@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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