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깝고도 먼 나라 日本 ’

경희대학교 총동문회
Kyung Hee University Alumni Association
b동문기고란


‘ 가깝고도 먼 나라 日本 ’

총동문회 0 1680


가깝고도 먼 나라 日本


류 주 선


() 건설부 重力.地磁氣 담당

() 서울 명덕고 교장

() 원우회장 (교육대학원)
() 경희대 총동문회 이사
() 성우(盛宇) : 사무총장
盛宇:문중의 장학사업체임



 ‘콜롬보 플랜’의 일환으로 일본 건설성 추천을 받아 정밀측지연구차 일본에서 연구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연구에 동참했던 친지의 초청을 받았으나, 코로나19로 인하여 해외여행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수년전 ‘서울특별시 교육‧문화 시찰단’의 일원으로 일본 나가노(長野)현과 시즈오까(靜岡)현을 다녀왔던 시찰 기를

동문기고란에 올려본다. 지난날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일본의 만행에 대하여,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명쾌한 사과와 반성이 없는 일본의 태도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분위기임을 알면서도 이미 초대받은 입장이므로 여행길에 올랐었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고 수많은 문화와 역사 교류로 가장 가까운 나라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해결되지 못한 역사적 문제로 국민 대다수의 마음속엔 그늘진 적대감이 내재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시찰 중에도 몇 가지 불편한 감정을 감출 수 없게 만든 사안이 있었다.

특히 도서관에 걸려 있는 독도를 자기네 땅으로 표시한 일본 지도는 우리 시찰단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자신들이 저질러 놓았던 만행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이,

망언과 도발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일본인들의 혼돈된 역사의식과 견강부회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시찰단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 국영방송(NHK)까지 동원하고,

여타 융숭한 대접을 해준 일본 관계 당국의 성의는 고마웠지만, 묵과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 시찰단 모두의 분위기였다.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에 대하여 우리는 언제나 날선 비판의식을 갖고,

이에 걸맞은 대응책을 정치‧사회‧문화‧교육 등, 다방면에서 강구해야 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본문화를 참고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었고,

이러한 점들은 과감히 접수하여 우리사회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된다는 점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은 홋가이도, 혼슈, 시고꾸, 큐슈 등 4개의 큰 섬과 수많은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섬나라다.

지각이 매우 불안정하고 환태평양 조산대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전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 화산지형이며 지진이 잦고 온천이 많다.

일본의 국토면적은 한반도의 약 1.7배이고 인구는 1억 3천여만명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4만 불이 넘는다. 


 교육제도는 우리나라와 흡사하다. 소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치의대는 6년)의 과정으로

되어있으며, 대학원 2년, 박사과정 3년으로 되어있다. 의무교육기간은 9년이며 신학기는 4월에 시작되고,

3학기제로 여름방학, 겨울방학, 봄방학에 의해 구분된다. 고등학교는 진학을 목표로 하는

보통 과와 취업을 희망하는 직업과로 구분된다.  


 우리가 방문했던 나가노의 동해(東海)대학 제3부속고등학교는 문과 이과로 구분하여

주입식교육을 실시하는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명대학진학률이 상당히 높은 지방 명문고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대학에서 설립한 부속고등학교의 숫자가 적은데 반해,

일본은 수십 개의 부속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사립학교 재단이 기업화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수업료는 공·사립 차이가 있으며 사립의 경우 수업료 이외에 학교운영비로 매월 일정액을 납부해야 한다.

수업료도 공립보다 비쌀 뿐 아니라 학교운영비도 별도로 징수함은 물론, 정부의 지원도 공립 못지않게 받는다 하니,

사립학교 운영에 별 어려움이 없을 듯싶었다. 


 우리를 안내하고 학교 현황을 설명해 주던 교직원에 따르면,

학생충원에 별 어려움이 없다고는 했지만, 중학교에 가서 학생충원 홍보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어보니

다소의 어려움은 있는 것 같았다. 


 시찰 중 핵심적인 부분은 장애아동 교육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과 분석이었다.

일본이 근대적 장애아동 교육을 도입한지는 100년이 조금 넘었고, 교토의 ‘맹아원’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일본은 1947년도에 학교교육법이 제정ㆍ공포됐는데 특수교육도 일반교육과 같이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소학교와 중학교에 특수학급이 개설되어 있고,

학급당 학생 수는 4∼5명으로 국어, 수학은 특수학급에서 배우고 기타 과목은 비장애 학생들과 같이 배우는

통합교육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방별 교육위원회 산하에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역할을 하는 기관이 설치돼 있거나

특수학교가 지역의 특수교육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縣)별로 장애자 교육기관이

독립적인 기구로 설치되어 있으며 상당수의 전문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여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래전, 일본에서 연구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한·일간 생활문화 차이점 을 가감 없이 몇 가지 거론해 보겠다.

일본인은 물건을 살 때 흥정이 거의 없는데, 한국인은 흥정할 때가 많다. 일본인은 술 먹고 흥청거리는 것을

별로 보지 못했지만, 한국인은 자주 눈에 뜨인다. 대부분의 일본여성은 무릎을 꿇고 앉는데 한국여성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일본인은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한국인은 간섭하는 사람이 종종 있으며,

일본의 길거리는 한국에 비해 비교적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본자동차는 좌측통행이므로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데 우리는 그 반대고,

일본어는 상스러운 용어가 많지 않는데 한국은 많은 편이다

일본인은 검소하나 한국인은 과욕의 사치가 만연돼 있고(?), 일본인은 시간약속을 철저히 지키는데 

한국인은 지키지 않는 사람이 간혹 있다.


 며칠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일본의 두 도시를 다녀오며 특수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들의 생활문화를 살펴보니 여전히 우리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 꽤나 있음도 간과 할 수가 없었다. 

 지난 역사를 놓고 어리석었던 그들의 과오를 자주 거론하고 시정을 촉구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일본의 사회문화와 제도를 깡그리 무시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자세다. 


 이제는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기성세대는 이웃나라의 장, 단점을 세심하게 관찰해

우리 문화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가려내고, 후대들에게 떳떳하고 알찬 교육을 시켜야 함이

책임이며 임무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교육자는 학교 교육을 통해 이러한 부분들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학교 교육은 그 나라 발전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 잘못된 역사관과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군국주의와

일방 통행식 외교적 태도는 그들을 멀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교육 제도와 생활문화는 우리가 가깝게 여기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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