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SK맨…‘은퇴식’ 김민수(체육 04) “기뻤던 기억이 훨씬 많다”
[스경x현장] 대체자 없는 13년 SK맨…‘은퇴식’ 김민수 “기뻤던 기억이 훨씬 많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13년 동안 서울 SK에서만 뛴 김민수(39)가 팬들 앞에서 정식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SK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전주 KCC와 홈 경기에서 하프타임에 김민수의 은퇴식을 열었다.
한국인 어머니와 아르헨티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김민수는 2008년 드래프트 2순위로 SK에 지명되며 프로농구에 등장한 혼혈선수 1세대다. 지난 시즌까지 13시즌 동안 SK에서만 뛰며 통산 533경기에 출전해 평균 10.2득점 4.5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2-2013시즌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고 특히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SK의 한을 푼 주역이다.
올해 SK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은 은퇴한 김민수를 보며 “아직도 김민수를 대체할 선수는 없다”고 했다. 전희철 감독은 “김민수가 입단하면서 내가 은퇴했는데 오늘 그 김민수가 은퇴식이라니 세월이 빠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골밑에서 버텨주는 능력은 국내 선수 중 손에 꼽을 정도고 상대 외국인 선수 수비 능력까지 가진 선수다. 장신이지만 외곽슛 능력까지 있어 그 역할을 소화해줄만한 선수는 아직 없다”고 했다.
입단 이후 늘 김민수와 함께 했고 올시즌 처음으로 김민수 없이 경기하고 있는 김선형도 “엄청 많은 추억이 있지만 그래도 같이 우승하고 눈물 흘렸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민수 형이 그래도 반지 하나 끼고 은퇴하게 돼서 다행”이라며 “오늘도 그렇고 민수 형이 오는 경기에서 우리가 꼭 이긴다. 은퇴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경기장에 와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3년 동안 뛰던 팀에서 선수 유니폼을 벗고 제2의 인생을 이미 시작한 김민수는 “아직까지는 묘하다. 은퇴식 하면 슬플 줄 알았는데 기뻤던 장면이 더 많이 스쳐지나가는 것 같다. 13년 동안 SK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상대 외국인 에이스들을 전담 마크했던 김민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외국인 선수는 아무래도 가장 오래 상대한 애런 헤인즈다. 이후에도 연락 자주 하고 지낸다. 코로나19 안 걸렸는지 안부도 자주 주고받고 은퇴한다고 했더니 ‘축하한다. 이제 뭐 할 거냐’라고 물어왔다”고 웃었다.
김민수는 현역 생활을 마친 뒤 경희대학교 농구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김민수는 “김현국 감독님께 많이 배우고 있다. 아직 더 많이 배워야 하지만 정말 재미있고 열심히 배우면서 가르치고 있다”며 “선수들을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면서 즐겁게 농구할 수 있게 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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