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특별강좌
정완-와이오밍의 긴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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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 (법학79, 모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부원장)
미국 와이오밍대학교 로스쿨에 방문교수로 다녀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출국 당시 뉴욕 포댐대학교 로스쿨과 호주 UNSW에 지원하여 방문교수 허가를 받았으나 막대한 체재비가 걱정되던 터에 와이오밍대학교 로스쿨에서 강의개설은 물론, 연구실배정, 사택제공 등 다른 학교에서는 전혀 제공하지 않는 훌륭한 조건들을 제시하여 망설임 없이 와이오밍로스쿨을 선택하였다.
와이오밍주는 남한의 2.5배나 되는 넓은 곳이지만 인구는 50만 명밖에 안 되는 매우 한산한 곳이다. 특히 와이오밍대학교가 있는 래러미는 로키산맥 옆에 위치한 해발 2,200미터의 고산도시로 경치가 매우 좋고 공해가 전혀 없는 쾌적한 도시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미국생활은 언어적인 면에서는 어려운 생활이지만 나머지 부분은 상당히 즐거운 생활이다. 도미 초기에는 대화는커녕 물건을 사거나, 주유를 하거나,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것조차 말이 잘 안 통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곧 익숙해졌다.
미국생활에서 자동차는 필수품이다. 미국은 중고차시장이 매우 발달한 곳이다. 나도 10년 된 중고차를 구입하였는데 성능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애프터서비스도 완벽했다.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미국 주유소는 대부분 셀프서비스 방식이고, 특히 휘발유 값이 정말 싸서 나중에 미국 서부와 동부의 여러 주를 기름 값 걱정 없이 자동차로 맘껏 여행할 수 있었다.
래러미는 5개월 이상이 영하의 날씨이고 종종 영하 30도까지도 내려간다. 5월까지도 눈이 오는 등 눈도 많이 온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습도가 매우 낮아 햇살만 비치면 추위가 잘 느껴지지 않고 영하 10도에도 지붕의 눈이 금방 녹아내린다. 폭설이 와도 자동차들은 잘들 다니고 교통대란도 생기지 않는다. 정말 특이하다. 하지만 겨울에 교통사정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멀리 다니기는 쉽지 않다. 혹시 와이오밍에 가시려면 겨울을 피해 다녀오시기를 권한다. 그 유명한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을 비롯하여 명소들이 문을 닫을 뿐 아니라 좋은 구경거리인 아름다운 호수들도 거의 얼어 있어 감동이 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