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특별강좌
최원기-샌디에이고 삼식이의 은퇴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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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기(전자공학71, 샌디에고동문회 회장, 전 삼성전자 미국 공장장)
동문님 주위에 언제나 만날 수 있고, 만나면 마냥 즐겁고 편안한 친구분들이 많으신가요?
은퇴하면 만남의 폭과 깊이가 크게 줄어들고 환경의 개인차로 친구 숫자도 줄고, 더구나 저같이 해외에 살면 만날 수 있는 친구도 귀하고, 삼식이라는 호칭이 말해주듯 집에 머무르는 시간마저 많아지면서 부인과 주도권 싸움에서도 불리하게 되더군요.
목에 힘 깨나 주던 가장의 품위는 꺾이고, 일과표 작성할게 없으면 어찌하나 하는 초조함으로 어깨 축 늘어진 흉년 맞은 촌부같은 초라함이 온몸 전체를 휘감는 느낌도 들더라구요. 저는 대학 졸업 후 삼성그룹 입사 4년 만에 시카고 파견되어 6년 마치고, 88년 귀임하여 5년 본사 근무 후 미국 TV 복합화 단지 공장장으로 재발령되는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월은 물과 같이 흐르고 백발은 지름길로 먼저 다가와 은퇴 후 Small Business로 치매 예방 정도의 가감승제만 하니 매일 매일 통째로 휴강이랍니다. 바쁜 생활보다 더 힘든게 백수라는 걸 실감했지요. 온종일 집에 있으니 집사람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고 오래 걸렸습니다.
현재의 마음 따뜻한 어른 소꿉 장난의 밝은 하루 하루를 맞이하기 까지. 시행착오, 경험담, 상대방에 대한 이해/ 양보/ 사랑.
첫째로는, 제 마음의 평안을 취미 생활로 유지했습니다. 취미는 곧 친구이고 그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 모두가 저에게는 무념 무상 이었습니다. 등산, 야영, 원예, 봉사, 식전 산보. 저희 집 정원의 원색의 사막 꽃은 카톡을 통해 친구들과 색깔을 나누고, 과일 채소 등의 풍성한 유기농 먹거리는 주변 친구들과 나눔의 행복을 갖는답니다. 둘째로는, 집사람과 취미의 공통 분모를 키운 것입니다. 완성된 공동 취미는 주 2회 골프, 아침 산책, 원예, 잔풀 뽑기, 김치/ 설거지 돕기, 연속극 함께 보기. Grand Canyon 35마일을 4박 5일 걸어서 수억 년의 신비를 오각으로 느꼈고, 미국 최고봉인 Whitney MTN(4418M) 등정도 했답니다. 친환경적인 취미 생활로 즐기는 은퇴생활이야 말로 우리 앞날에 심신의 건강, 웃음 그리고 화목 속에 꽃이 만발하리라 굳게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