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특별강좌
김종국- 귀촌(歸村), 일상의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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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법학79, 경희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총동문회 이사)
태어나고 자란 어릴때의 시골생활은 즐겁기 보다는 힘들고 가난했던 기억이 먼저 떠오릅니다.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 서울에서 도시생활을 하였으므로, 초, 중, 고등학교 시절을 농사지으시는 부모님 곁에서 가끔 일손을 도우며, 쇠꼴도 베고, 논농사일과 밭일을 어깨너머로 배우며 자랐습니다. 군법무관으로 복무할 1988년경, 대민봉사하러 부대앞의 벼베기를 나갔을 때, 공부만 해서 농사일을 전혀 모를 것 같은 법무관이 아주 능숙하게 낫으로 벼를 베어 볏단을 묶어 놓으니 신기한 듯 바라보던 다른 사람들의 눈길이 생각납니다. 그후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도 용인시내 아파트에서 생활을 하였으니, 대학입학후부터 줄곳 약30여년간 도시생활을 한 셈입니다. 3년전부터 다시 고향마을로 돌아와 경운기뿐아니라 관리기, 예초기 등 다양한 농기계도 갖추고 전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농사일을 모르던 집사람도 시골생활을 하다보니, 어느덧 밭에 나가 봄이면 풀뽑고, 가을에 고추따서 말리는 정도는 하게 되었습니다. 올봄에는 경기농림재단에서 후원하고,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진행한 ‘귀농귀촌대학 밭작물과정’을 7개월동안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제초제 사용하지 않고 제품화하기 보다는 우리가 먹고 인근의 아는 사람들 나눠주고, 간간이 밭에서 상추 나올때 상추번개, 감자캘 때는 감자번개, 토란캘때 쯤에는 토란번개 등 각종 명분을 붙여 밭에 모여 웃고 떠들면서 그렇게 지내는 재미도 인생을 즐겁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제나이 54세인데, 너무 일찍 시골로 들어 왔나요? 오히려 아직 건강할 때 들어오기를 잘했다는 마음이 앞서고, 메뚜기, 여치, 참새, 꿩 등이 언제든 집안팎으로 드나들고 있습니다. 내가 일구는 밭은 나의 밭이기도 하지만, 메뚜기의 밭이기도 하고, 고라니의 밭이기도 하고, 냉이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고, 명아주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그들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어, 적당하게 서로의 존재가 어울려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밭에 냉이, 쇠비름 많다고해도, 감자나 토란 수확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크니 모양은 크고 작고 일정치 않아도, 맛은 참 좋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