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돈-인격은 국격이며, 외교는 국격의 표현이다


동문특별강좌 장세돈-인격은 국격이며, 외교는 국격의 표현이다

작성일 2013-08-26
▲장세돈(정외59)
전 외교통상부 대사, 총동문회 자문위원

내가 1963년 졸업생이니 졸업후 어언 반세기가 지났고 강산이 다섯 번 바뀌었다. 그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0배 이상 성장했으니 천지개벽의 변화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진국이라는 한가지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올림픽을 주최하고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한 나라는 지구상에 한국과 멕시코 두 나라(최근 개최국 그리스 제외) 뿐이다.

왜 그런가? 정치의 후진성, 공직자의 만연한 부패, 패거리 문화, 주입식 교육 등 여러 가지 요인 중에 전인교육을 못하고 창의성 함양에 소홀한 교육제도를 첫째로 꼽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미국에 유학하고, 5만명당 미국박사 학위소지자가 제일 많은 나라로 대한민국을 지목하는데 왜 교육제도는 미국처럼 실시하지 못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학입시제도에 손질하여 아직도 시행착오를 계속하고, 공교육이 바로 서지 못 하는지 한심하기 그지 없다.

(우리나라를 친미국가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내가 보기에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비미국적인 나라로 보여 진다. 교육제도의 후진성으로 인해 경제대국이라고 칭송받는 우리 국민의 공중도덕 수준은 후진국 단계에 있고, 비리와 불법행위, 도덕적 해이는 상금 사회 여러 분야를 어지럽히고 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부터 솔선 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문화인으로서 기본소양을 갖춘 선진시민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국격이 올라 갈 것이며, 이러한 국격을 바탕으로 지식창조 시대에 걸맞는 외교를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일회성 단발적 한류행사에 일희 일비하지 말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꾸준하게 우리의 전통예술 문화를 널리 알리는 문화외교 즉 soft power를 바탕으로 한 외교활동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우리보다 경제가 뒤떨어진 동구권 국가들이 우수한 문화 예술과 체육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가 경제강국으로 올라서는 데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분야의 괄목할 만한 하드웨어 생산이 크게 기여하였으나 이제는 한계점에 왔으며, 우리 경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으면 후발국(특히 중국)에 추격당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최근 일본의 유수한 전자업체들이 세계 정상에서 안주하며 혁신을 소홀히 하다가 몰락한 사실을 우리 모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모교 경희대학이 개교 60여 년만에 세계의 유수 대학으로 발전한 사실에 가슴 뿌듯하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나, 조영식 학원장님께서 펼치신 ‘세계적인 경희의 비전’을 앞으로 개교 백주년이 되는 2049년 이전에 실현 하려면 오랫동안 우려먹은 note를 벗어나 획기적인 소프트웨어 개발과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통해 학력을 몇잔계 업그레이드해야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경희 Figh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