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특별강좌
남철우-해외방송생활 30년과 한인방송의 역할
▲남철우(국문71)
현 LA 미주기독교방송 대표
세계한인방송협회 부회장
총동문회 부회장
1971년 모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ROTC 13기로 군복무를 마친 후 고국에서 동아제약(1년)과 현대자동차(7년)에서 근무하다가 1985년 미국으로 이주, 실리콘밸리가 있는 산호세로 이주하게 됐다.
그 후 전 TBC(동양방송) 제작부장 백광제씨가 운영하던 KCB-T에 입사하면서 미주 한인방송계에 입문했으며 1989년 LA에 설립된 라디오코리아에 입사, 본격적인 방송인의 길을 걸으며 올해로 27년을 맞게 됐다.
1998년 11월 3백만 미주 내 한인동포들의 복음화를 목적으로 LA 미주기독교방송을 로스앤젤레스에서 설립 현재에 이르고 있다. 미국에서 방송일을 하면서 더불어 신학 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 목사 안수를 받았다.
미국에서의 27년방송 생활을 뒤돌아 볼 때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 1995년 4월 23일 주일 아침 10시, 북한정권 수립 이후 최초로 재미 동포 30여명과 북한 기독교 교인 3백여명이 함께 예배 드릴 때 일행을 대표하여 인사말을 전하고 1시간 30분 동안의 예배실황을 녹음, 북한 평양봉수교회 주일예배 실황을 미국을 비롯한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 일이다.
북한 방문 후 북한 전문가라도 되는 듯 국내외에서 60여차례에 걸쳐 내가 본 북한의 이모저모를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또한 해외 방송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평양에서 국제전화를 이용해 LA로 3일간 생방송하여 북한의 현지 모습을 LA 동포들에게 생생하게 전할 수 있었던 것도 방송하는 사람으로서는 큰 행운이었다.
지난 미국에서의 방송생활 중 한 시절 한국에서 DJ, 가수로 크게 이름을 떨친 최동욱, 이종환, 이장희, 박인희씨 등을 모시고 함께 일했던 것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최근 전세계 750만 명의 해외 한인 동포들에 대해 참정권이 부여되고 국가적으로도 한민족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동포들의 위상과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해외에서 한국어 방송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이고 있는 해외 한국어방송은 한국어의 지킴이이자 동포들의 눈과 귀이기에 해외 한국어 동포방송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고 생각된다.
전 세계 100여개에 이르는 해외 한국어방송인들은 한민족 단일 문화권과 한민족 네트워크 구성, 특히 21세기 열린 공간에서 우리의 전통문화와 한류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해외한인 방송들은 지역공론의 중심매체로서 기능도 하고 있고 해외 한민족의 문화변동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오고 있기에 각 나라에서 한민족들의 신뢰를 얻고 한민족으로서의 방송 그리고 이민자들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닻으로 인정받고 있다.
해외 한인 방송사의 모임으로는 KBS가 “세계한국어방송인대회”를 해마다 개최(올해로 17차)하여 방송통신 융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한류 지속발전을 위한 방안, 다매체, 다채널시대의 공적가치구현, 방송의 국제협력강화에 대한 모든 사항들을 신속히 알리고 함께 호흡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해외 한국어방송사의 프로그램 경쟁력과 한민족 네트워크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1993년 KBS가 제정한 동포방송사 프로그램 경연대회인 ‘서울 프라이즈’가 18회째를 맞고 있으며, ‘해외 한국어 방송인연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어 방송을 위해 정보와 기술 교류를 위한 해외한인방송인들의 모임으로는 세계한국어방송인 대회와 세계 각지에서 방송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한인기독방송인들의 연합체인 세계한인기독교방송협회(WCBA)와 지구촌 한인 방송인들의 친목과 방송정보 교류를 위해 설립된 세계한인방송협회(WAKB)가 해외한인방송사 모임으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 좀 더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방송사마다 약간의 성격차이는 있지만 각 나라의 이민자들의 필요와 정서에 부응하면서 공영성과 오락성을 조화시켜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방송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해외 방송사들은 방송의 다변화와 광역화에 대처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과 많은 시간과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