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2 - 중풍에 관하여


동문특별강좌 건강칼럼2 - 중풍에 관하여

작성일 2005-08-09

<건강칼럼2>-  중풍에 관하여

 이경섭 (한의 12. 경희대 부속시내한방병원장)

 최근 저명인사의 중풍으로 이 질환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원래 중풍이란 말은 이미 AD 200년경 장중경(張仲景)이 지은 금궤요약(金 要略)이란 책에 처음으로 그 증세와 함께 치료법이 소개된 이래 한의서의 맨 첫장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중요한 질환이다.  뇌속에 들어있는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한쪽 팔 다리를 못쓰거나 말을 못한다든지 얼굴이 기울어지는 등 일종의 뇌혈관의 순환장애로 일어나는 신경마비증상을 중풍이라고 하는데 이런 마비증세들은 중풍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고 뇌에 혹이 생기거나 염증이 있다든지 여러 가지 대사성질환이나 신경계의 변성질환등에서도 올 수 있으니 먼저 그 원인을 잘 감별할 필요가 있다.

◆ 고혈압과 동맥경화가 주원인,

--- 한방에서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의 원인을 주로 화(火)나 담음(痰飮), 기허(氣虛)등으로 보고있는데 ----

 평소에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 핏속에 지방질이 많거나 비만한사람, 늘 흡연을 하거나 피임약을 먹는 사람들에게 중풍이 잘 오는데 그 중에서도 고혈압이 있으면 정상인보다 무려 5배나 더 잘 걸릴 수 있다고 본다. 혈압이 오래도록 높은 상태로 유지하다보면 뇌속에 들어있는 가늘고 연약한 동맥은 압력에 견디지 못하고 터져서 뇌출혈이 되거나, 탄력을 잃게되어 굳어져 막혀서 뇌경색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며, 심장이 붓게되고, 관상동맥도 기름기가 끼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런 허혈성심장병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핏속에 당분이 많아도 혈관벽이 약해져서 상처를 받거나 경화되기 쉬워 당뇨병이 오래되어도 중풍이나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다. 한방에서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의 원인을 주로 화(火)나 담음(痰飮), 기허(氣虛)등으로 보고있는데 "화" 란 말은 주로 심적인 갈등현상으로 스트레스 등을 뜻하여 심화(心火)나 간화(肝火)가 혈압을 높여준다고 보고 있으며 "담"이란 몸속의 진액이 변질된 물질로서 주로 비장이나 신장 등의 장애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고지혈증이나 혈전 등이 관계된다고 보고있으며  "기허"란 원기가 부족한 상태로서 노화현상을 포함하는 말이니 현대의 원인설과 유사한 점이 많다. 

◆중풍은 크게 네 가지
뇌혈관이 터지는 경우는, 거의가 고혈압으로 인하여 뇌속의 혈관이 파열되는 뇌내출혈인데 이때는 위중한 경우가 많으며, 뇌혈관에 꽈리와 같은 혹이 생겨 이것이 과격한 흥분이나 운동으로 터지는 경우를 지주막하출혈이라고 하는데 의식장애는 심하지 않은 때가 많으나 재발이 잘 되여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에서는 뇌혈관벽에 지방이 끼여서 점차 서서히 좁아져서 막히는 뇌혈전증이 있는 데 중풍중에서 가장 많으며 노인에서 빈발하며, 심장판막증이나 심근경색등으로 생긴 혈전덩어리가 몸을 돌다 갑자기 뇌혈관에 끼여서 돌연히 일어나는 뇌색전은 젊은 층에도 오는데 뇌경색에서는 혈압이 정상이거나 오히려 낮은 환자도 있다.

◆중풍이 오려면 예비경보가 있다

--- 중풍은 원래 돌연히 나타나는 것 같지만 대부분 여러 번의 예비신호증세를 느끼게 된다.---

 중풍은 원래 돌연히 나타나는 것 같지만 대부분 여러 번의 예비신호증세를 느끼게 된다. 먼저 한쪽 손이나 발이 저리거나 힘이 빠지거나, 가끔 물건을 잘 떨어뜨리기도 하고 얼굴이나 입술주위가 둔해지거나 머리가 어지럽고 시력이 갑자기 흐려지거나 둘로 보이기도 하고 말을 더듬거나 무엇을 잘 잊어버리기도 하며 정신이 멍청해지기도 하는데 이런 증세를 일과성뇌허혈증이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이것을 중풍전조증이라고 하는데 이런 증세가 자주 나타나면 3년내에 반드시 중풍이 온다고 하여 그 예방법으로는 유풍탕이나 천마환등의 약을 쓰며 머리의 백회, 팔의 곡지, 다리의 족삼리등에 뜸을 뜨는 방법도 있다.

◆머리는 흔들리지 않게
중풍으로 갑자기 쓰러져 정신을 잃었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환자의 머리가 흔들리거나 목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두세 사람이 동시에 들어서 안전하게 눕힌다. 옷이나 넥타이 벨트등 죄는 것은 풀러주어 몸에 혈액순환이 잘되게 하고 숨구멍이 잘 열리도록 어깨 밑에는 방석을 얇게 말아 끼워 넣고, 아래턱을 조금위로 올려서 목이 잘펴지게하여 숨을 잘 통하게 하며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는 솜방망이를 깊숙히 물리게 한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을 때 집에서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열손가락끝(十宣穴)에 침을 찔러 약간씩 출혈을 시켜 보거나 미간 사이의 인당이나 윗입술의 중간에 있는 인중(人中)등에 침을 놓으면 정신이 돌아오는 수가 있다. 다만 한시간도 못되어 깊은 혼수에 빠져 입을 벌리고 코를 골거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손발이 축늘어지며 대소변을 지리고 눈이 움직이지 않으면 한방에서는 오장(五臟)의 기운이 모두 끊어져서 가망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대개 열 명중에 두세 명은 사망하지만 나머지 환자는 치료를 하면서 일상생활을 하며 수명을 다누릴수있으며 그중 3명정도는 정상적인 직장근무도 할 수 있는데 다만 생존자의 15%정도는 매년 재발하게 된다. 정신이 좀 들어 물이라도 넘길 수 있다면 우황청심원을 물에 풀어 넘기게 하는데 혈압이 의외로 낮고 몸이 냉하고 허약한 환자는 사항소합환을 쓰는 수도 있다.

◆호흡이나 순환이 잘 되게
 중풍초기에는 주로 호흡이나 순환을 잘 되게 하면서 합병증을 막아야한다, 이때는 풍열을 풀어주고 정신을 깨게하는 속명탕이나 성풍산등을 쓰면서 담을 없애주고 기운을 잘 돌게 하는 도담탕이나 성향정기산등을 쓰는 경우가 있다. 다만 체질적으로 간에 조열(燥熱)이 있는 태음인에게는 사간탕등을 쓰고 가슴에 화열(火熱)이 많은 소양인에는 양격산등을 쓰며 늘 속이 허냉(虛冷)한 소음인에게는 곽향정기산등을 쓰는 경우가 많다.  중풍은 그 후유증으로 반신마비나 언어장애만 오는 것이 아니고 시력이나 연하(嚥下), 배변(排便)장애, 정신이상등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반신마비에는 순기(順氣)시킨다
------3년이 넘어도 몸관리를 잘하면 느리지만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오래되었다고 체념하고 방치해두면 마비된 쪽은 물론 건강한쪽도 퇴화되어버린다.-----

 반신불수가 되면 한쪽 팔, 다리를 쓸 수 없게 되는데 마비된 쪽이 굳어져서 오그라들거나 저리고 아프기도 하며 붓거나 야위기도 한다. 이때는 주로 몸속의 기운을 잘 소통시키는 순기산이나 피를 잘 돌게 하는 활혈탕 또는 부족한 기혈을 보충해주는 팔물탕등에 가미하면 좋아지는데 오른쪽마비에는 주로 기운을 더해주고(補氣) 왼쪽마비에는 보혈(補血)을 위주로 치료하는 법도 있다, 체질적으로는 비위를 도와주어 몸속의 탁한 기운을 내려주는 관중탕등을 쓰거나 보음을 시켜서 맑은 기운을 잘돌게하는 지황탕류를 쓴다든지 간의 울열을 풀어 심장의 기운을 도와주는 청심탕등을 쓰기도 한다. 침으로는 머리의 백회ㆍ풍지, 어깨의 견정ㆍ곡지, 손의 합곡, 다리의 풍시, 무릅의 족삼리ㆍ현종, 발의 태충ㆍ임읍 등혈은 중풍치료에 많이 쓰는 효과적인 혈이다. 대체로 마비증세는 1개월에서 3개월까지는 좋은 효과를 보이나, 6개월이 지나 1년이 되면 서서히 호전되는데 3년이 넘어도 몸관리를 잘하면 느리지만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오래되었다고 체념하고 방치해두면 마비된 쪽은 물론 건강한쪽도 퇴화되어버린다. 의식장애가 없고 뇌에 부담이 없으면 대개 뇌경색은 2, 3일 뒤부터, 뇌출혈은 1주후부터 물리치료를 받게되는데 팔보다 다리가 먼저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언어장애는 치담(治痰)한다
 언어장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말을 할 능력은 있으나 말을 만드는 도구인 입술, 혀, 목구멍 등의 근육이 고장이 나서 말을 못하는 구음장애라는것이 있고, 또하나는 목소리를 내는 기구는 멀쩡한데 말을 엮어내지못하고 더듬거리거나, 말귀를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실어증(失語證)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 주로 그 원인이 담음이나 심열(心熱) 또는 신허(腎虛)로 말을 못하면 척담탕이나 양격산, 지황음자등을 쓰면 좋아지며, 혀속의  금진옥액등에 침을 놓으면 언어장애는 서서히 좋아지는데 1년뒤에도 회복 되는 수가 있으니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고 자주격려해주면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치매증은 간신(肝腎)을 도와주면 좋다

------ 일반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을 잘 다루어야하는데 평소에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

중풍에 시력장애가 오는 수가 있는데  이때는 간장의 기운을 도와주는 수가 있고, 정신이 둔해져서 건망증이 많고 멍청해지는 치매증세도 보이는데 신기가 허약하여 뇌수(腦髓)의 부족으로 오는 경우가 많으니 주로 신장을 보해주면 좋아진다.  한쪽 얼굴이나 입, 눈이 기울거나 굳어지는 안면마비도 나타나는데 소풍(消風)시키면서 순기하는등, 중풍에 준한 치료를 하면 좋아진다.

◆회복의욕이 강한 사람이 더욱 효과,
중풍을 맞고나면 무엇보다도 앞으로 어느정도회복이 될는지 몹시 궁금해하는데, 뇌의 발병부위나 병소의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발병초기에 의식장애가 없었거나 있어도 가벼웠던 환자, 처음부터 한달간 치료 경과가 비교적 좋아왔던자 , 고령이 아니며 재발도 아닌 환자,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이 없거나 있어도 비교적 조절이 잘되는 환자, 회복의욕이 강한 사람은 예후가 좋다고 본다. 중풍을 다스리는데는 일반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을 잘 다루어야하는데 평소에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심신(心身)의 균형을 잡아준다

-------- 중풍은 전신병(全身病)이라는 입장에서 몸속의 기혈을 잘 순조롭게 돌게 하면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아 준다는 관점에서 꾸준히 치료하면서 잘 관리하다 보면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기타마비증은 회복이 잘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

 첫째, 과로나 근심걱정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둘째 염분은 끈기 있게 줄이고 당분이나 동물성지방도 덜먹고, 둘째 술, 담배, 커피는 끊는다, 셋째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여 늘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하면서, 넷째 늘 가벼운 활동으로 몸과 마음을 경쾌하게 잘 유지하며, 다섯째 30대가 넘으면 심혈관계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중풍은 전신병(全身病)이라는 입장에서 몸속의 기혈을 잘 순조롭게 돌게 하면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아 준다는 관점에서 꾸준히 치료하면서 잘 관리하다 보면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기타마비증은 회복이 잘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105호 1997년 5월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