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이자 제도 설계자로서의 삶
“작가는 늘 스스로에게 묻고 답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의 시선과 방식을 찾아가는 거지요.”
조형예술가 이헌국(도예71) 동문은 그렇게 55년의 시간을 걸어왔다. ‘도예가’라는 단어 하나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의 작업 세계는 손끝의 흙을 넘어, 물성과 공간이 어우러진 조형의 언어로 확장되어 왔다.
이헌국 동문은 경희대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한양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일본 이시자끼 제도연구소와 미국 알프레드대학 등지에서 활발한 국제 연구와 워크숍 활동을 이어가며 도자 예술에 대한 세계적 감각을 갖추었다.
1982년 청주대학교에서 첫 강단에 선 그는 1986년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교수로 부임해 정년 연장을 포함해 3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교육과 행정에 헌신해왔다.
이 동문은 조형학부장, 예술·디자인학부 초대 학부장,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초대 원장, 예술·디자인대학 초대 학장을 역임하며 다수의 학과 및 대학원 신설을 주도했고,
특히 2000년대 초 ‘멀티디자인’, ‘연극영화’, ‘포스트모던음악’ 등 혁신적인 학과 개설을 통해 국내 예술 교육의 지형을 넓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한 그는 오랜 시간 학문과 창작, 교육에 매진해 왔으며, 경희대학교총동문회 이사로서 1995년부터 총동문회 발전에 꾸준히 기여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경희대학교 내에서는 교수의회 국제지회의장, 미래협약추진위원장, 인사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보직을 맡아 대학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설계하는 데도 깊이 관여했다.
조형예술의 경계 확장과 ‘무궁하다 展’
그의 작업은 시대적 흐름과 예술 개념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단순한 도예를 넘어, 조형예술(plastic arts)의 경계에서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혼성적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기술적 숙련도에 관념성과 조형성을 더한 그의 작품은 기물 중심의 초기 작업에서 유기적 형태, 인체 형상, 그리고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현대적 양식으로 진화했다.
그는 작업을 다섯 시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ㅡ 현대도예의 여명기(1976~1980년), 하모니적 표현(1987~1995년), 존재 의미의 확장(1996~2005년), 인간 미학의 물리학적 탐구(2006~2011년), 민족 삶의 지혜와 가치성(2012년 이후)
최근작 〈110년의 시간여행〉은 과거의 도편과 기물을 바탕으로 미래적 상상력을 더한 대표작으로, 신표현주의적 구성과 촉각적 마티에르가 어우러진 실감형 조형예술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9월 19일(금), 이헌국 동문은 자신의 예술 인생 55년을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 《이헌국 조형예술 55년: 無窮(무궁)하다 展》을 개최한다.
전시는 단순한 작품 나열이 아닌, 시대를 관통하며 변화해온 작가의 시선과 사유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회화, 조각, 도자, 설치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조형예술의 본질을 다시 묻는 예고편이자, 그의 다음 발걸음을 향한 선언이기도 하다.
전시회 정보
전시명: 이헌국 조형예술 55년
부제: 《無窮(무궁)하다ㆍ展》
장소: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1층 1실
기간: 2025년 9월 19일(금) ~ 9월 27일(토) (일·월 휴관)
오픈 행사: 9월 19일(금) 오후 4시 ~ 6시
후원: 사) 서울미술협회
“이젠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입니다.
그 길은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길입니다.”
정리보다 시작의 마음으로 다음을 준비하는 이헌국 동문. 그는 여전히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며 새로운 조형 언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헌국(도예71) 총동문회 이사 약력
[현 직위]
ㆍ경희대학교 고황명예교수
ㆍ일학현대도예개발원 대표
ㆍ사) 서울미술협회 수석상임고문
ㆍ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학력]
ㆍ부산중학교, 경남고등학교 졸업
ㆍ경희대학교 산업대학 학사 및 석사
ㆍ한양대학교 대학원 이학박사 (1995)
[주요 연수 및 해외 활동]
ㆍ일본 이시자끼 제도연구소 객원연구원 (1979~1981)
ㆍ미국 알프레드대학교 여름학기 수료 및 워크숍·특강 (1990)
ㆍ호주 모나쉬대학교 파견교수 (2004~2005)
[주요 교육 경력]
ㆍ청주대학교 예술대학 공예학과 조교수·학과장·교학과장
(1982~1986)
ㆍ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교수 (1986~2016), 정년연장 교수
(2016~2018)
[경희대학교 내 주요 보직 및 업적]
ㆍ산업디자인학과 개설 (1989)
ㆍ산업대학 교학과장 (1993.3~1994.8)
ㆍ조형학부장 (1996.12~1998.12)
ㆍ제1회 경희대학교 조형실기대전 개최 (1997.09)
ㆍ예술·디자인학부 신설 및 초대 학부장
(1998.12~2001.1 / 2002.2~2002.12)
ㆍ의류디자인·시각디자인·멀티미디어·연극영화·포스트모던음악학과 개설
ㆍ멀티미디어 디자인 야간학부장 (1998.12~2001.01)
ㆍ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설립 인가 및 초대 원장
(80명, 2000.10~2003.01)
ㆍ예술·디자인대학 초대 학장 (2003.01~2003.11)
ㆍ대학원 디자인학과 박사과정 인가 (9명, 2000년)
ㆍ제21기 교수의회 국제지회의장 (2011.3~2013.2)
ㆍ재직교수 동문회장 및 산악회장
ㆍ미래협약추진위원장 (2012), 인사위원회 위원 (2011~2013)
[대외 활동]
ㆍ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2007~2009), 국제위원장(IAA), 고문
ㆍ서울미술협회 부회장 (1999~2002)
ㆍ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2000)
ㆍ대한민국 공예미술대전 운영위원장 및 심사위원장
ㆍ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제정 집행위원장
ㆍ밝은사회운동 대지클럽 및 호수클럽 회장
ㆍ한국미를 찾는 도자연구회 회장
ㆍ서울도자아트페어 운영위원장 (2014~2015)
ㆍ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문화예술자문위원 (2009~2012)
ㆍ서울국토관리청 4대강 살리기 문화예술자문위원장 (2009~2012)
ㆍ한국관광공사 강변포토존 선정사업 위원장 (2012)
ㆍ4대강 살리기 백서 발간 자문위원 (2012)
ㆍ한강 수변공간 활성화 국제심포지엄 좌장 (2013)
ㆍ문화재청 채용면접 위원장 (2018~2019)
ㆍ한국예술단체총연합회 상임자문위원 (2024~)
[작가 스튜디오]
ㆍ주소: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고녹길 144
ㆍ연락처: 010-6361-8008
취재 | 학생기자 염예지(미디어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