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대장암의 발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의 하나다. 현재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만 50세 이상의 모든 국민에게 1년에 한 번씩 무료로 분변 잠혈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분변 잠혈 검사에서 양성일 경우 대장암 확진을 위해 실시되는 대장 내시경 검사도 무료로 제공된다. 대장은 다른 장기에 비해 탄력성이나 확장성이 좋아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을 확률이 높다. 대장암은 암 발생 위치에 따라 직장암, 우측 대장암, 좌측 대장암으로 구분된다. 증상도 위치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대장암은 유전적, 환경적 원인이 모두 적용되는 암이다. 특히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발생 위험도가 2배 증가한다. 또한 비만은 2~3배, 흡연이나 음주도 1.5배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우선 금주, 금연해야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 관리에 힘써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박선진 교수|경희대병원 후마니타스암병원 대장항문외과
대장암은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선종 단계에서 용종을 발견, 제거해야만 예방할 수 있다. 선종 단계에서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지만, 3기 이상의 진행성 대장암은 생존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대장암 치료는 진단부터 치료까지 다학제 진료로 이뤄진다. 대장항문외과, 종양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의 전문 의료진이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공한다. 특히, 중증 대장암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가 모여 치료 방향을 모색하는 다학제 통합 진료 시행이 중요하다. 수술 전후에 시행하는 항암 요법, 방사선 요법과 수술 범위 등을 상의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장암으로 확진되면 기본적으로 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개복 수술보다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이 많이 이뤄진다. 수술할 때는 원발 대장암을 중심으로 암세포가 퍼질 수 있는 림프절도 같이 절제한다. 이때 제거한 조직으로 병기 설정을 위한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기다란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암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작은 구멍을 내기 때문에 개복 수술에 비해 상처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다. 또한, 개복 수술처럼 배를 가르지 않기 때문에 흉터가 없어 미용적인 측면의 장점도 있다. 현재 경희대병원 · 후마니타스암병원은 대장암 환자의 95% 이상을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로 치료한다. 너무 심한 유착, 장폐색, 장천공 등이 있거나 주변 기관을 침 범해 광범위한 절제가 필요한 경우에만 개복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골반뼈 안에 있는 직장에서 발생하는 직장암은 결장암에 비해 수술이 까다롭다. 암이 항문에 가깝게 있으면 항문을 절제하기도 한다. 대장암 수술 시 대부분의 환자가 장루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부 직장암 환자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복강경, 로봇 수술 같은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와 달리 직장암 환자의 항문을 보존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직장암은 수술 후 항문 보존 여부에 따라 환자 삶의 질이 좌우되므로 수술법을 선택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박선진 교수|경희대병원 후마니타스암병원 대장항문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