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원칼럼-정치는 민심에서 나온다


동문기고 안호원칼럼-정치는 민심에서 나온다

작성일 2012-04-14
반전(反轉)에 반전을 거듭하며 1백 여 일 동안 결렬한 혈전을 전개한 19대 총선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에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어느 한 당에 절대적인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 ‘미래세력론’을 내세운 새누리당과 ‘MB정권 심판론’을 강조한 민주통합당이 비슷한 의석을 차지했다.

4년 전 한나라당의 ‘과반 안정 의석’ 과 민주당의 ‘일당 독주 견제 론’ 이 뒤집힌 꼴이 되어버렸다. 더욱 두드러진 것은 자유선진 당이 텃밭인 충청도에서 조차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에 이념 경향이 짖은 통합진보당이 7석을 차지하는 등 놀라운 이변을 낳기도 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만족하지 못할 절묘한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투표율을 보면서 아직까지도 많은 유권자인 국민들이 신뢰하는 정당이 없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새 누리 당을 찍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민주통합당을 지지하자니 그렇고 쉽사리 마음 가는 정당이 없다는 것이다.

여전히 투표율은 낮다. 70%가 넘으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겠다던 교수님의 춤도 윗 통을 벗겠다던 남자 연예인의 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정당지지율이 반영된 비례대표 의원 수에서 새 누리 당을 압도하지 못한 것은 연말 대선을 치루는 입장에서는 골수에 사무치는 통증을 느낄 정도일 것이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번 총선에서도 역시 공고한 지역구도의 두꺼운 벽을 깨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호남 지역주의가 아직도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그리고 당적 없이 여의도에 입성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또 한 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원내 1당이 된 새 누리 당은 서울지역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 했지만 대체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전 .충청권 24곳 중 절반에 가까운 10석을 차지했고 지난 선거에서 도지사까지 내주었던 강원도에서도 압승을 거두었다. 반면 야권연대로 과반수 확보를 기대했던 민주통합당의 경우 서울 수도권에서는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면서 괄목할 만한 약진을 했지만 전체 과반수 확보에는 실패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민주 통합당의 결과는 이른바 ‘MB트리폴 호재’(레임덕, 측근비리, 민간인 불법 사찰)로 얻은 단독 과반의 기회를 과격한 투쟁과 종북(從北)주의 노선을 걷고 있는 통합진보당에 휘둘리고 나 꼼수에 끌려 다니면서 보스 층이 위기감에서 결집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관망하던 상당수 중도 층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게 된 원인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또 야당의 MB정권 심판 론에 의존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수도권 밖에서는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은 그 여느 때와는 달리 대선 같은 총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양 진영이 총결집한 상황에서 서로를 견제 할 수 있을 정도의 구도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이 모두 13석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민주통합당과 계속 우호적인 연대관계를 맺는다면 야당이 과반수를 차지해 새 누리 당과 맞서며 정국 주도권 장악을 시도 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정계가 어수선하다. 더구나 소의 박 원순 사단이라 불리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다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인사가 도 종환 시인이다. 이들은 개원과 동시 한, 미 FTA와 뉴타운 대책을 포함한 주택 정책, 무상 교육,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재정문제, 물 이용부담금, 디도스 특검, 내곡동 사저 등 각종 악재에 대해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각종 정책을 추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총선 이후 국정운영 여건은 그야말로 말 그대로 ‘산 너머 산’ 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연대로 야권의석이 늘었다는 것이다. 각종 법안 처리 등에서 국회의 도움을 받기도 그 만큼 어려워졌다. 올해 말 대선까지 앞 둔 만큼 국가보안법폐지, 특히 통합진보당의 공약인 예비군 훈련 철폐 등의 정치공세도 계속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선거에서 선전한 새누리당은 박 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지가 높아진 반면, 민주통합당 한 명숙 대표는 이미지가 악화 되면서 사퇴론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어 벌써부터 차기대선 주자들이 거명되는 등 지지율이 나오고 있다.

MB정권이 남은 9개월은 물론 5년 임기 전체의 성패가 이들 악재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보다 정밀한 국정 운영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 된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접근 없이는 국정 목표를 달성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킬 것은 지키고, 버릴 것은 버리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지금 청와대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일자리 창출과 물가안정, 서민금융 등 민생안정이다. 특히 한. 미 FTA, 4대강 살리기 사업마무리, 제주해군기지건설추진 등이 주요과제로 포함된다. 포퓰리즘 정책을 막아내는 것도 남은 임기 중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여 진다. 기획재정부는 여. 야 가 내놓은 복지공약을 실천하려면 매년 43조~ 67조원에 달하는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이는 2012년도 복지예산의 7~11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했다.

모두가 다음 세대에 부담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서울이 노랗게 물드는 것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정치는 민심이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낙선자에게는 위로를 보내면서 유권자를 두려워하는 정치인이 되기를 부탁해본다. 유권자들을 두려워하지 않아 선거만 끝나면 오만해진다. 권력을 잡으면 오만해지고 이내 내리막길을 걷는 데는 보수와 진보, 여. 야 가 따로 없다.

과거 17. 18대 총선 후 그들이 국민에게 보여준 극명한 교훈이다. 19대 총선에 당선된 의원이나, 정당은 자만심을 갖지 말라. 승자가 되어 기뻐하는 것은 단 하루로 족하다. 그리고 겸손해져야 한다. 국회의사당을 지켜야 한다. 공연히 거리로 뛰쳐나와 투쟁을 하는 볼 쌍 사나운 모습은 보이지 말자.

또한 의사 당 안에서는 체통을 지키며 공중부양이나, 최루탄을 터뜨리거나, 기물을 훼손하는 부끄러운 의원이 없었으면 한다. 민주주의, 의회주의에서 말로 하자. 의사소통을 통해 슬기롭게 하자.

그래야 다가오는 대선에서도 승리 할 수 있고 다음 총선에서도 승리 할 수 있다.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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