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원칼럼-정권은 교체대상이지 타도대상 아니다.


동문기고 안호원칼럼-정권은 교체대상이지 타도대상 아니다.

작성일 2012-02-23
4월 총선을 눈앞에 두고 여. 야 정당들이 속속 선거체제를 갖추는 등 예비 후보자들의 발걸음도 점차 빨라지면서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좁게는 연말에 치러질 대선과 한국정치 발전에, 넓게는 동아시아 및 세계 평화와 안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자신들의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것 같다.

입에 발린 말이라도 좋으니 제발 부드럽고 온화한 말들을 많이 듣고 싶었는데 ‘바른말’ ‘고은 말’ 이라는 고색창연한 관용구는 이제 정치판에서는 수명을 다 한 모양이다. 당명을 바꾼 그들 말대로 ‘새로운 정치의 시작’ 과 ‘선의의 경쟁’ 의 신선함을 보여주었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이는 민초들의 바램이었을 뿐 정치인부터 종교인, 판ㆍ검사, 교수, 교사까지 도무지 본을 뜰만한 표상(表象)을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약간의 빌미만 있어도 엄청나게 부풀려 비방하는 낙선운동이 봇물을 이룰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지난 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나 경원 후보의 ‘연회비 1억 원 피부과 이용 설’ 같은 거짓ㆍ허위 비방이 나와서는 안 된다.

정봉주 전 의원 구속과 관련, 민주통합당이 표현의 자유와 연결된 정치탄압이라고 억지를 부리며 발의한 이른바 ‘정봉주 법’이 아니라 억울하게 피해를 보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일명 ‘나경원법’이 제정되어야 마땅하다. 그래서 나 후보처럼 억울하게 당 한 사람을 보호하고 또 그런 거짓을 유포해 당선 된 사람은 당선을 취소시키고 차점자를 당선시키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민통당의 경우 실정법을 어긴 정봉주 전의원을 마치 의인처럼 만들고 자신들의 편익에 따라 사법체계를 위협할 수 있는 ‘정봉주 법’ 발의는 속 보이는 짓이다. 오히려 처벌을 강화해도 부족하다. 2002년 김대업 사건에서 보듯 한국 선거판은 허위 사실 유포, 비방이 유독 심한 나라다. 그만큼 법이 약하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앞으로는 이회창, 나경원 같은 억울한 사람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된다. 허위 사실 유포는 인쇄매체 보다 신속하게 대량으로 살포된다는 점에서 그 폐해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후보자에 대해 근거 없는 폭로전을 해도 공적토론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처벌 할 수 없다면 오는 4월 선거판도 흑색선전장이 될게 뻔하다.

야당은 지난 번 선거에 그 재미를 톡톡히 보았던 경험이 있지 않는 가. 그래서 선거철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선거 후에라도 사실 여부를 끝까지 추적해서 그 책임을 엄격히 묻는 ‘나경원법’이 오히려 더 시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누리 당은 어쩐 일인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우리는 철천지원수지간이 아니다 정권은 교체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건국 이래 평화적 정권교체를 경험한 나라에서 왜 아직도 증오가 배어있는 섬뜩한 말들을 쏟아내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민통당의 경우 정권을 쟁취하면 갈아엎고 되돌려주겠다고 이를 간다. 또 FTA, 제주해군기지건설에 대해서는 말을 바꿨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정봉주 사면, 조대법관 후보 재임용 등 모든 언어는 격앙된 감정이 절절히 배어 있는 구호다. 정권을 쟁취한 후 피의 숙청을 생각하면 소름끼친다.

민통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하려면 필요에 따라 말을 바꾸기보다는 안정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충고를 한다. 잘못 된 노무현 정서가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듯 반이명박정서에 편승해 어부지리로 다른 정권이 탄생한다면 이 나라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대한민국인 공동체를 위해 바람직한 것은 신뢰와 안정감이 있는 좌우가 시대 상황에 따라 집권하며 통합을 위해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것이지 좌충우돌은 아니다.

민통당에 한마디를 한다면 아무리 반 노무현에 한(恨) 맺혔어도 반 이명박만 외치며 무조건 정책에 대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자신들이 그리는 국가 미래의 청사진을 펼쳐 그것이 어떤 것이며 또 확고한 국가관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았어야 옳았다. 좌(左)든 우(右)든 정권을 잡는 것은 대개 전(前) 정권의 실책 때문이지 자신들을 지지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국민이 좌우를 선택하는 것은 좀 더 나아지자고 하는 것이지 한을 풀고 보복을 하라고 뽑아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참에 한마디 더 충고하자면 이 나라는 누가 뭐라 해도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반공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누리 당 마저 우(右)를 상징하는 ‘보수’를 ‘보수적 가치’ 로 그 의미를 추락시켜버렸다. 무엇이 무섭고 누가 두려운 것인가.

초대대통령인 이승만은 급진진보공산주의에 맞서 보수주의 국가를 건설했고 5.16혁명주체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보수주의 개발독재로 나라를 지키고 산업화, 근대화를 이루어낸 위대한 지도자이지만 박정희 대통령 서거 후 보수 세력이 국민의 기대를 배반하면서 보수주의가 시련을 겪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 실용이라는 엉성한 이념 때문에 보수주의가 더욱 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개혁의 보수가 다시 태어나 원래의 가치를 되살리고 현실적인 적응능력을 키워야 한다. 따라서 새 누리 당은 철통같은 보수의 정통성을 이어받아 국가정체성이나 안보 같은 이념에서는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 총선을 계기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진보ㆍ좌파의 선동적 대선 전략과 맞서야 한다.

그리고 지금 야당이 떠드는 한. 미 FTA폐기나 전면무상복지, 정봉주법 같은 게 얼마나 위험하고 경제파탄이 되는지를 국민 앞에 고발하고 일어나 외쳐야 한다. 지금 새 누리 당과 민통 당이 당의 로고 색을 바꾸고 그 의미를 강조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다.

이참에 보수단체는 안보위기를 조성하며 말 바꾸고, 포퓰리즘 복지공약을 남발하는 자, 그리고 폭력을 행사하고 망 말을 하는 자들의 명단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낙선 운동을 펼쳐 종 북. 좌파세력들이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가 망하지 않고 살 수가 있다.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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