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안호원칼럼- 우리의 바람
누군가 인생은 반복된 생활이라고 했다. 좋은 일을 반복하면 좋은 인생을, 나쁜 일을 반복하면 불행한 인생을 보내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잘 알지만 일상에서 우리는 그 같은 결과를 너무 쉽게 잊고 산다.
때론 나를 추스르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격려하고, 위로하고, 간혹 자부심을 갖다가도 그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좌절감에 빠져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간혹 내가 가입한 사이트에서 좋은 글 하나 발견하고 마음의 양식으로 삼지만 얼마가지 않아 또 마음이 흔들리고 방황을 하게 된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육체만 양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고, 정신도 끊임없이 채워줘야만 하는 존재다.
어쩜 우리 모두는 사실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살이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이고, 부부와 자녀와 함께 하며 또 가족들이 쉴 수 있는 가정이 있다는 것 또한 행복한 것이다. 다만, 내 자신이 이런 것들을 얼마만큼 소중하게 생각하고 거기에서 얼만큼의 행복을 발견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쉽게는 앞이 안보이는 맹인은 푸른 하늘과 그리운 가족들의 모습만 볼 수만 있어도 소원이 없겠다는 소박한 꿈, 또 아기가 없어서 고민을 하는 여인이 아기만 생긴다면 하는 또 하나의 소망, 또 불치의 병으로 고통을 당하면서도 아침 햇살을 보고 싶어 하는 중환자의 아주 작은 소망, 그 소망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보니 소중하고 귀함을 모르고 행복한 것을 느끼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불행했던 사람은 행복이 무엇인지 안다. 또한 잃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소중함도 안다.
인생은 짧지도 않지만 그리 긴 것도 아니다. 그런 인생을 내가 어떤 마음에서 보느냐에 따라 내 인생은 행복할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웃과 함께 하며 내 눈에서 감동의 눈물이 남아 있다면 그건 행복이다.
남에게 용기 내라고 따뜻한 말 한마디 나눌 수 있고, 어깨를 다독일 수 있는 손길 하나만 있어도 그건 희망이고 행복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멈추는 것이 없고 바람처럼, 강물처럼 흘러간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보이는 모든 것을 소유하려 들지 말고 마음에 둔다면 평생 떠나지 않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욕심, 과욕을 버려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평생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우리’가 될 수 있다.
누가 뭐라 해도 살기 힘든 세상이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하지 말고 문득 스치고 지나간 먼 회상 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할 때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고단한 인생 길 먼 길을 가다 불현듯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시간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견디기엔 한 슬픔이 너무 클 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갈 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길 기다리며 더 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시리도록 바라보고픈 사람, 우리 서로 끝없이, 끝없이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이다. 설령 삶이 힘들더라도 늘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사랑하며 시간의 흐름 속에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노력도 해보지 않고 좌절감에 빠져 불행한 삶을 사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