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서-면역력 약해 생기는 중이염


동문기고 박문서-면역력 약해 생기는 중이염

작성일 2009-04-23

[박문서 교수와 함께 하는 ‘귀건강 365일’] 면역력 약해 생기는 중이염

- 박문서 /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
 
태어난 지 몇 달도 되지 않은 아기들의 중이염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부모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밤에 갑자기 보채고 열이 나더니 귀에서 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치료 후 증세가 좋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감기가 걸리면서 또 귀가 아프다고 한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중이염을 앓는 아기들이 주위에는 생각보다 많다.

그럼 아기들은 왜 중이염이 잘 생기는 것일까. 그 이유는 우선 아기들은 바깥의 자극에 대한 몸의 방어력이 아직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아 감기 등 코나 목에 염증 질환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항상 기침을 하고 콧물이 코 밖으로 나와 있고 열도 자주 난다. 이렇게 생긴 질환은 코와 귀를 연결해주는 ‘이관’을 통해 귀로 올라오게 된다. 특히 아기들의 이관은 어른에 비해 짧고 굵으며 더 수평으로 놓여 있어 코나 목의 염증이 쉽게 올라올 수 있다. 반면 어른은 이관이 가늘고 길뿐만 아니라 귀 쪽이 높게 경사진 방향으로 놓여 있어 염증이 올라오기 힘들다.

그러면 중이염 관리를 위해서 부모가 평소에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첫째,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 젖에서 아기에게로 전해지는 면역 성분이 중이염을 막아주는 데 도움을 주가 때문.

둘째, 아기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담배에 내재되어 있는 성분들이 아기의 호흡기로 들어가면 귀 안의 이관을 붓게 해서 중이염을 유발시킨다. 혹시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온다고 해도 머리카락이나 옷에 붙어있던 미세 성분이 이 같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셋째, 아기가 수평으로 누워 젖을 먹지 않도록 한다. 수평으로 누워 젖병을 빨면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이 열려 코의 분비물이나 세균이 귀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

넷째, 감기가 걸린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좀 큰 아기라면 손을 자주 씻도록 해주고 손을 코나 입에 대지 않도록 교육을 시킨다.

한편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지만 생활조건이 나아질수록 귀나 코의 염증질환은 줄어든다. 아마도 미래 어느 시점엔가 중이염도 희귀질환에 속할 날이 올지 모를 일이다.

[[파이넨셜 뉴스 2009-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