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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구-웰빙 서비스 일자리 창출을
[기고] 웰빙 서비스 일자리 창출을
- 김광구 / 경희대 교수·행정학 -
최근 경제위기로 인해 많은 서민들이 종사하고 있는 자영업이 붕괴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도산이나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백화점 매출을 보면 고소득층조차 지갑을 닫고 있어 내수에 의존한 경제활성화도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진작을 위한 서비스산업의 활성화로 교육·의료·관광 및 레저·법률 서비스 시장 등이 주목받고 있지만 요즘 같은 불황기에 이들 부문이 새로운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창출할지 의문이다. 교육, 의료, 법률 서비스 부문은 서비스 산업에서 가장 높은 교육 정도를 요하는 부문이다. 따라서 교육의 시간과 비용도 막대하게 들어가는 높은 질의 서비스 부문이다.
이들 부문을 통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내수용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중간 정도 질의 서비스 부문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 일정 수준의 교육을 통해 자격을 겸비하여 전문가 및 준전문가 수준의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업종과 일자리를 발굴해야 한다. 중산·서민계층이 서비스 공급자이면서 이들이 서비스 향유자가 될 수 있는 부문이어야 서비스 부문의 순환구조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문은 이미 우리 주위에 스스로 성장하고 있고,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새롭게 찾아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특히 웰빙(참살이) 관련 서비스 업종의 확대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이 부문의 업종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피부미용, 요가 기체조, 안마 등은 이미 우리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중간수준의 서비스 부문이다. 더 나아가 우리 역사 속에서 오랜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하고 있는 각종 치료법들도 중간수준의 서비스 부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은 뛰어난 손감각과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랜 전통으로 축적되어 온 각종 수기치료법을 정립하여 서비스 부문으로 양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건강-명상-단식을 접목한 서비스 업태도 성장하고 있어 관리뿐만 아니라 양성화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들 업종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지난해 안마업 정책변화에 대한 시각장애인들의 저항도 극렬했고, 미용사국가자격 시험을 둘러싸고 갈등도 있었다. 이렇듯 새로운 중간 질의 서비스 업종 개발은 기존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조정ㆍ해소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바로 정부의 적극적인 갈등관리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새로운 웰빙서비스 업종의 수요는 매우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국내에서 검증된 이러한 서비스는 외국인의 관광수요로 연결될 것이고, 이들 부문의 일자리 창출효과는 양극화되어 있는 서비스산업을 더욱 강화시켜 줄 것이다.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 나누기가 제안되고 있지만, 이와 함께 이익 집단의 싸움에 볼모로 잡혀 있는 새로운 서비스 업종의 양성화야말로 진정 일자리 나누기 정신이 발휘될 부문이다.
[[경향신문 2009-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