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박준봉-당신의 새해 계획에 '구강건강'도 있나요?
당신의 새해 계획에 '구강건강'도 있나요?
- 박준봉 / 경희대동서신의학치과병원장·대한치주과학회 회장 -
금연, 운동, 다이어트 등 새해 건강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여기에 '구강건강' 계획도 추가하면 어떨까? 2006년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 급여 다빈도 질환 순위를 보면 치은염을 포함한 치주병이 4번째다. 또 2007년 보건복지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국민 약 74%가 치주병을 앓고 있다. 치주병은 과거에는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했으나, 이제는 20대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 치주병은 전체 성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국민병이 됐다.
과거 잇몸병이라 불리운 까닭에 단순한 잇몸 표면의 병으로만 잘못 인식됐던 점을 감안, 대한치주과학회는 잇몸은 물론 아래위 턱뼈까지 잃을 수 있는 치아 주위의 질환, 즉 '치주병'으로 정의하고 있다.
치주병은 처음에는 단순한 잇몸의 염증으로 시작하지만, 제때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아래위 턱뼈까지 파괴되는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돼 결국 치아를 상실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주병을 가볍게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성인의 만성 치주병은 관상동맥 질환, 조산, 당뇨병, 폐질환 등과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다른 질환이 치주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제는 치주병이 심장질환, 호흡기 질환, 당뇨병, 동맥경화증 등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생활습관병으로 본다.
환자들로부터 잇몸(치주)약의 복용과 관련한 문의를 자주 받는데, 치주 치료와 함께 비항생 물질인 약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있다. 지난해 10월 말 방한한 미국 치주과학회지 편집국장 콘만 교수는 칼로리 조절 식품이 치주 조직 염증을 경감시킨다고 말했다. 현재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판매 중인 치주약은 옥수수 불검화 추출물 성분을 비롯하여 약 50종이다. 잇몸약은 치과 치료와 병행해야 더욱 효과를 얻는다고 할 수 있다.
200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자연 치아는 16.3개에 불과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치아와 잇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기본적인 구강 위생관리를 위해 칫솔질부터 정성스럽게 시작하자.
[[조선일보 2008-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