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이성복-위아랫니 교정, 운동 능력 ‘업그레이드’
[스포츠치의학 클리닉] 위아랫니 교정, 운동 능력 ‘업그레이드’
- 이성복 (치의78/ 32회) /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생체재료보철과 교수 -
마우스가드라는 구강 내 장치를 착용하여 스포츠에서 경기력을 향상시켰다는 어느 유명선수의 뉴스가 화젯거리가 된 일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필자가 각종 스포츠의 경기력 향상에 관하여 조사한 바 있는데, 대부분은 작은 성과나 예기치 않았던 결과들을 확대 해석하여 표현한 것으로서 확실한 근거를 찾기에는 미흡한 정보들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하였고, 앞으로 학문적인 접근이 가능한 흥미있는 연구 소재로서의 길을 열어놓은 정보들이다.
그러한 다수의 정보들 중에서 몇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양궁선수들에게 교합(치아의 맞물림)을 높이는 레진(플라스틱의 일종)제 교합장치를 이용하여 교합을 2~3㎜ 정도 높여주었더니, 평형감각 및 집중력이 높아져서 평균 적중률이 향상되었다. ▲카누 선수에게 5㎜ 교합을 높이는 장치를 구강에 착용시켰더니, 언제나 앞지를 수 없었던 경쟁자에게 10초 차이로 앞서서 승리하였다. ▲경륜선수 중 심한 부정교합을 소유한 선수에게 치료목적으로 교합장치를 장착시켜 교합이 개선되자, 순발력(비유산성 파워)과 근지구력(유산성 파워)이 증가하여 200m 지점에서의 기록이 10.8초에서 10.3초로 단축되었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하여 보고되고 있으나, 대부분 과학적인 근거와 기전을 설명하는 보고는 없었다. 이상에서와 같이 흥미롭게도 치아의 교합을 인위적으로 좋게 개선하면 근력이 향상되는 등의 보고는 있어도 경기능력이 저하되었다는 보고는 일부 발음장해나 호흡장애가 있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휘트니스센터에서 누워서 역기를 들어 올리는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들어 올리는 횟수가 적을 때는 리드미컬하게 동작이 이루어지지만, 점차 힘들게 되면 속도가 줄어들고 막바지에 힘에 부치면 무의식 중에 얼굴 표정이 구겨지면서 턱의 위치가 바뀌게 된다. 입을 열고 있다거나, 아래턱이 전방으로 돌출되거나, 위 치아로 아래 입술을 깨문다거나, 이를 악물게 되는 등의 경우가 많은데 이중에서 이를 악물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실제 스포츠 현장에서 이를 꽉 깨물게 되는 장면을 찾아보면 운동 상황이 육체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인내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을 때에 해당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최대 근력발휘시 유발되는 이악물기 현상은 여러 운동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며, 이때 호흡 억제 현상도 함께 관찰된다. 따라서 적절한 교합으로 이악물기를 할 수 있는 교합장치, 혹은 마우스가드가 아주 좋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스포츠칸 2008-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