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박린-닭살, 여름철 짧은 옷에 드러나는 ‘공공의 적’


동문기고 유박린-닭살, 여름철 짧은 옷에 드러나는 ‘공공의 적’

작성일 2008-07-08

닭살, 여름철 짧은 옷에 드러나는 ‘공공의 적’ 
 
- 유박린 (의학95/ 49회,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교수) -

뜨거운 여름, 하루가 다르게 소매가 짧아지고 가슴과 등이 깊게 파인 여자들에게 노출패션이 등장하고 있다.

20대 초반인 이모씨는 이렇게 더운 날씨가 부담스럽다. 팔과 다리에 오톨도톨 돋아난 닭살 때문에 더운 여름철 짧은 옷 입기에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피부가 오돌도돌 깨끗하지 못해 자꾸 긁다보니 더 심해지는 이 증상은 바로 모공각화증이다.

◇여드름으로 착각, 짜면 더 악화

우리가 ‘소름’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증세. 통증은 없지만 미관상 보기 흉하기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여름엔 반팔 입기가 꺼려지고 겨울엔 가렵고 왠지 더 생기는 것 같아 신경 쓰인다.

모공각화증이라 불리는 이 소름 증상은 모공에 각질이 쌓여서 발생하는 피부질환이다.

피부가 건조하거나 아토피를 가진 경우에 잘 나타나는데 여드름인줄 알고 함부로 짜면 증세가 악화된다.

보통 이런 ‘닭살’이라 불리는 증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유전으로 생기게 된다. 아프거나 가렵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를 받으면 상태가 호전된다.

닭살은 팔, 어깨, 다리 부분에 오돌도돌하게 솟아나 있어 닭 껍데기처럼 보이는 피부증상으로 털구멍에 각질이 차서 막히면서 오돌도돌하게 보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털은 각질 내에 박혀있는 모양으로 보이며 흔히 팔에 생기지만 팔 이외에도 어깨, 다리, 얼굴, 몸통에도 생길 수 있다.

가끔 어렸을 때부터 닭살이 생기기도 하지만 흔히 사춘기에 잘 발생하며 비만한 사람이나 아토피 피부염(태열)이 있는 환자, 또는 피부가 건조한 사람에게 많다.

털구멍에 균이 들어가게 되면 모낭염이 생겨 붉게 튀어나오기도 하며 많이 긁거나 자극을 준 경우 얼룩덜룩하게 색소 침착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춘기에 많이 발생

닭살의 원인은 크게 유전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부모중 한사람이라도 닭살 여부를 가지면 자녀 둘 중 하나는 유전적으로 나타나게 되며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아파트 생활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증가추세에 있다.

또한 지나치게 자주 샤워를 하거나 습관적으로 때를 세게 밀거나 실내 온도를 너무 높여서 공기 중의 습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되면 피부의 약한 부분인 허벅지나 복부에 가려움증이 생기고 심하게 긁게 되면 모공이 도드라지고 거칠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피부는 걷잡을 수 없이 상하게 되어 모공각화증, 즉 닭살이 생기게 된다. 대게는 20세 정도까지는 심해지다가 성인이 되면 자연 없어지기도 하지만 간혹 성인이 돼도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심한 경우 엉덩이와 팔굽에도 나타나

작은 회색의 모낭성 구진(털구멍위로 튀어나온 작은 피부 병변)이 팔, 허벅지, 어깨 등의 외측부에 나타나고 심한 경우에는 엉덩이와 팔굽 아래에도 나타난다.

모낭 입구의 각질전이(털구멍을 막고 있는 피부 각질로 구성된 딱지) 특징적이며 모낭의 입구에 박혀 있으며 부러진 털이나 구부려져 꼬인 털로 구성, 쉽게 제거 가능하나 곧 다시 생기며 피부가 건조하거나 아토피성인 사람에게 자주 볼 수 있다.

◇내 증상에 맞는 나의 치료법

▲모공각화증(닭살)이 약한 경우

각질을 부드럽게 하는 연화제(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각질층을 조금 제거할 수 있는 도포제)나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하면 각질을 부드럽게 만들어 오돌 도돌한 닭살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보습제는 닭살 예방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가습기를 이용해 피부에서 수분 손실을 막고 샤워나 목욕을 할 때에는 너무 오래 하지 말것을 권한다. 장시간 목욕은 피부수분을 빼앗아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때미는 것을 금하고 샤워 직후 보습제를 바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때를 미는 것은 결국 피부에 자극이 되고 자극은 닭살의 후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보습제가 다 도움이 되지만 그 중 락틱산이 함유되어 각질 부착(일종의 죽은 피부 표피세포로 하얀 인설 같은 것)을 감소시키고 각화(오래된 표피 세포는 각화돼 각질이 되어 떨어져 나가고 끊임없이 새 세포가 재생)를 억제하는 Lachydrin 등의 보습제가 특히 도움이 된다.

▲증상이 보통인 경우

보습제와 연화제를 발라주는 것은 기본이고 이와 더불어 트레티노인 연고 동시에 발라줘야 한다.

‘트레티노인’이란 일종의 비타민 A로, 비타민 A 중 레티놀의 대사체로 각질세포의 과다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데 피부에 자극을 줄 수도 있으므로 대개 0.01 또는 0.025%의 연고가 많이 사용된다.

이는 필링(두꺼운 각질층을 깍아내는 효과) 작용으로 닭살의 오돌 도돌한 것을 완화시켜 주고 꾸준히 바르면 미백 작용이 있어 오돌토돌하게 튀어나온 털구멍 주변에 갈색의 색소침착을 완화시켜준다.

근본적인 완치법은 아니나 털구멍 주변 까칠까칠 튀어나온 것들이 제거되고 각질도 줄고 색소침착도 완화되면 사실상 닭살로부터의 스트레스는 거의 없어질 것이다.

▲아주 심한 경우

앞서 말한 보습제와 치료제 연고 도포는 당연히 해야하며 심한 경우 다음과 같은 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여러 가지 박피술이나 레이저 치료를 해 볼 수 있는데 이들 역시 보조적인 것이며 가장 기본은 도포제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증상이 아주 심한 경우는 비타민 A를 섭취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 박피술

박피술에 사용되는 제품의 종류는 너무 많으나 대표적으로 쿰스 용액, 글리콜릭산, 제스너 용액 등이 흔히 사용된다.

이러한 박피 제품의 종류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박피의 깊이가 중요한 것인데, 얕은 정도의 박피에 사용되는 제품을 이용하면 된다.

박피술을 받으면 오돌도돌한 각질층이 빨리 제거되고 갈색 또는 회색빛의 모공 주위 색소침착이 호전되는 장점이 있다.

▲레이저

여러 번 말한 대로 모공 주변의 색소 침착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색소 레이저를 통해 색소를 제거하기도 하고 닭살 부위에 혈관이 증식되어 붉게 보이는 경우에는 혈관을 파괴하는 레이저를 사용하여 붉은 기를 없앨 수 있다.

◇생활습관, 이것만 지켜내자

▲꾸준하게 보습제 각질 연화제를 바른다.
▲더불어 색소 침착 방지와 미백 효과를 주는 치료
▲속옷은 면제품으로 입는다.
▲몸에 꽉 붙는 옷은 피한다.
▲자꾸 손을 대거나 짜지 않는다.
▲목욕 후 오일이나 로션, 샤워 코롱의 사용을 주의한다.
▲함부로 짜내면 오히려 고름 등의 염증이 퍼지거나 과도한 피부 조직 손상으로 움푹 파이는 흉터, 색소 침착이 발생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방치하거나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 받는 것이 중요
 
【메디컬투데이/뉴시스 2008-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