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마음에 채널을 바꾸는 지혜


동문기고 목요칼럼-마음에 채널을 바꾸는 지혜

작성일 2008-03-04
마음의 채널을 바꿀 줄 아는 지혜 
 안호원 news@pharmstoday.com 
 
"오늘 졸업식에서 또 앞으로 살면서 상을 받는 학생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상은 따로 있습니다. 그건 바로 여러분 자신이 스스로에게 주는 상입니다. 자신에게 존경받는 것이 최고의 기쁨입니다. 본래의 자신을 팔아 넘겨 노예로 만들지 마십시오."

얼마 전 미국 흑인들 사이에 명문대로 꼽혀 '흑인의 하버드대'로 불리기도 한 하워드 대학에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명예 인문학 박사학위를 받을 때 울먹이며 한 말이다.

이 대학이 미국 흑인 중 가장 성공한 인물에게 주는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윈프리는 미시시피주 빈민가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후 9세 때 사촌에게 성폭행 당하고 14세에 조산아를 낳은 뒤 마약에 빠지는 등 매우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성공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4년 연속 뽑히기도 했던 인물이다.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낸 그녀가 억만장자가 될 정도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음의 생각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윌리엄 제임스는 "사람은 마음을 바꾸면서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자신의 모습은 자신의 생각속에서 비롯된 것이며, 자신이 다른 위치에 있고자 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바꾸면 된다"고 강조한다.

리모컨으로 TV채널을 바꿀 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흔히 TV프로가 별로 맘에 들지 않으면 아무 생각도 없이 리모컨으로 쉽게 채널을 바꾸기도 하는 게 우리의 일상이다.

그와 같은 이치로 볼 때 우리는 부정적이거나 과거의 나쁜 이미지가 갑자기 떠오를 때 '마음의 채널'을 바꿀 줄 알아야 한다. 불행하게도 마음의 화면이 부정적인 것이 되어도 TV채널처럼 쉽게 채널을 바꿀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영국의 '존 메이어' 수상은 매우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학교를 중퇴하고 노동현장에 뛰어들었으나 고난의 세월을 긍정적 사고로 극복한 인물이다.

그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비관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항상 희망을 갖고 일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진다"며 "하나님은 표정이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만 축복을 내려 주신다"고 말했다.

똑같은 환경 속에서도 그것을 파악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른 견해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 큰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다.

졸업 시즌인 대학가에 취업박람회가 줄을 잇고 있다. 연일 수천명의 졸업 예정자들이 몰려들어 그야말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 같이 대학가에 번지는 취업박람회 열풍은 거꾸로 청년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반영한 것 같아 씁쓸하다.

졸업을 해도 마땅한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갓 대학에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이 학문과 인성을 갈고 닦기에 앞서 취업준비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지어는 졸업생이 졸업을 거부하고 휴학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다. 휴학을 한다고 해서 취업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뻔한 일자리를 두고 경쟁만 더 치열해질 뿐이다.

85%가 대졸자인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첩경은 역시 일자리를 늘리는 것 밖에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서 투자의욕을 살려야만 한다.

이와 함께 취업 준비생들도 이제는 마음의 채널을 바꿀 줄 알아야 한다. 번듯한 대기업의 일자리는 무한정 있는 게 아니다. 지금도 중소·중견기업들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난리다. 외국인 근로자를 쓰거나 해외로 떠날 채비를 하지만 인력난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학벌과잉의 거품을 걷고, 눈높이를 현실적으로 낮추면 괜찮은 일자라도 많다.

케네디 가문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부인이자 앵커우먼 출신의 마리아 슈라이버가 '우스터 대학'에서 "기꺼이 실패하라"는 졸업 축사가 생각난다.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셈"이라는 말이 있다. 미래에 대한 최상의 준비는 막연히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겁내지 않고 오늘을 용기 있게 모험하며 사는 것이다. 오늘이 내일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마음의 채널을 바꾸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부모의 그늘에 얹혀 살면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내일을 기다린다는 것은 교만의 극치다. 이제는 시야를 넓혀 스스로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