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이병철-남성만의 고민 ‘전립선염’
[한방 건강이야기]남성만의 고민 ‘전립선염’
- 이병철 (한의89/ 45회) / 경희대 한의대 교수 -
전립선염은 성적으로 왕성한 20~50대 남자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성인 남자의 약 절반에서 일생동안 한번은 경험하게 된다고 할 정도로 높은 이환율을 가진 질환이다. 이들 전립선염 환자의 90% 이상은 전립선액에 염증세포가 발견되지 않는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 및 만성 골반통 증후군에 해당된다.
그 증상으로는 빈뇨, 소변무력, 잔뇨감 등의 배뇨 관련 증상과 하복부 및 회음부의 통증 및 불쾌감과 고환통, 배뇨통, 요통 등의 통증관련 증상, 그리고 성기능저하, 조루, 만성피로 등의 성기능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만성 전립선염 환자의 삶의 질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와 유사할 정도로 매우 좋지 않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치료법은 없는 상태이다.
한의학에서 전립선염은 산병(疝病), 고병(蠱病), 임병(淋病), 뇨탁(尿濁) 등의 병명으로 불린다. 이 질환은 근본적으로 염증이 원인인 질환이므로 염증을 개선시켜주는 한약을 기본으로 하고 환자에 따라 신(腎) 기능을 북돋아 주거나 소변을 원활하게 해주는 한약을 병행해 치료한다. 아울러 하복부 및 회음부의 통증 경감을 위해서 전기침 시술을 시행하게 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러한 약물치료와 침치료 등으로 호전되지만, 치료 후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치료와 더불어 환자 자신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는 전립선이 남성의 성기능과 전신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전립선 질환의 예방과 치료,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적절한 생활수칙을 통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립선염 환자에 추천되는 생활수칙으로는 우선 회음부에 압통이 가지 않도록 딱딱한 곳에 오래 앉아 있지 않아야 된다. 따뜻한 물로 하는 좌욕은 회음부와 골반저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분비물의 배설을 촉진하며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 및 휴식을 취하며 적당한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매일 30분 이상 빠른 속도로 걷고, 정면을 보고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굽힌 채 천천히 엉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골반 체조를 하루 10회 정도 반복하면 골반근육 발달에 도움이 된다. 또 술과 커피 같은 카페인이 들어 있는 식품과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들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육식보다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고, 토마토, 두부, 마늘, 양파 등을 많이 섭취한다. 저녁 식사 후에는 가급적 수분 섭취를 줄이며, 음주 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생활수칙은 단순히 전립선염의 치료와 예방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내일신문 2007-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