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박용덕-“한국 부모, 아이들 구강 건강 너무 무관심”
[Family건강] “한국 부모, 아이들 구강 건강 너무 무관심”
12세 아동 충치 수 세계 평균의 2배
중앙일보·치협 ‘치아 수명 늘리자’ 캠페인
- 박용덕(치의95/49회) /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예방사회치과학 교실) -
‘습관을 바꾸면 OQ(구강지수)를 높이고, 치아수명을 늘릴 수 있다’. OQ는 구강에 대한 개인의 관심도와 구강관리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 OQ를 높이면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개념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만들었다. 중앙일보는 치협과 함께 4명의 자원자를 모집, 이들의 치아관리 습관을 분석하고, 올바른 치아관리 방법을 제시했다. 정부의 구강보건사업지원단에 참여해 국민 구강보건 실태를 조사한 박용덕(경희대 교수) 전문위원의 글을 함께 게재한다.
예뻐지기 위해 얼굴에 과감하게 칼을 대는 여성도 입속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 세균 덩어리인 플라크가 치아를 덮고 있고, 구취와 잇몸 염증이 가득해 치과의사를 만난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만일 이런 입속을 연인에게 보여주면 어떤 반응을 할까.
우리 조상은 치아를 오복의 하나로 꼽았다. 치아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친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를 사는 우리 국민의 치아 건강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2000년부터 보건복지부 구강보건사업지원단 위원으로 참여해 3년 단위로 조사한 전국민 구강 건강 실태를 보자.
2006년 현재 국제 구강건강 지표인 12세 아동의 평균 충치 경험 치아 수는 2.16개다. 세계 평균의 2배, 호주나 네덜란드에 비해선 4배나 높다. 이는 30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5세 아동의 경우 66.9%가 유치가 썩었고, 12세 아동의 61%가 충치를 경험했다. 이는 우리나라 부모의 구강병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함을 보여준다.
최근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10대 만성질환 유병률 중 충치·잇몸병·잇몸 주위 조직질환과 같은 구강질환이 세 항목이나 포함돼 있다.
또 이들을 합한 구강병이 전체 질병의 20%를 차지해 피부질환이나 관절염·고혈압·당뇨병 등 국민 성인병을 능가하고 있다.
구강병은 만성질환이다. 만성질환은 질환에 걸릴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으며, 또 완전히 방어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구강 내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최대의 적은 무엇일까. 바로 플라크다. 플라크는 원인 세균과 일부 음식물 찌꺼기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플라크를 적절히 제거하는 식후 칫솔질만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또 6개월 내지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 검진을 통해 자신의 구강 환경을 점검해 나가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어린 시절 시작한 작은 습관이 성인이 된 뒤 건강한 구강을 갖는 가장 확실한 방책이다.
[[중앙일보 2007-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