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준-지구 생명 위협하는 재앙


동문기고 김상준-지구 생명 위협하는 재앙

작성일 2007-07-23

[과학칼럼]지구 생명 위협하는 재앙
 
- 김상준/ 경희대교수 우주과학 -

지구 대륙이 움직이는 대륙판운동은 수십억년 전부터 있어 왔고, 이로 인해 바다와 육지의 분포가 바뀜으로써 기후가 변화하고, 또 여기에 맞추어 지구 생물들은 진화해 왔다. 지금 우리 곁에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지구상의 동식물들은 옛날에는 없던 종류들이다.

우리에겐 친근한 이 동식물들은 미래에 일어날 자연의 변화 혹은 재앙 때문에 진화 또는 멸종될 수도 있다. 수십억년 지구의 생물 역사상 갑작스러운 재앙들이 생물들을 대규모 멸종시킨 예가 지층 속의 화석 연구로 밝혀지고 있다. 지구 역사상 비교적 근래에 일어난 재앙은 6500만년 전 공룡멸종 사건이다. 그 원인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크기가 수㎞ 정도의 소행성이었다는 것은 일반인도 알고 있는 정설이다. 그리고 그 전에 일어났던 대규모 생물 멸종사건들도 그 원인이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체로 외계물체와의 충돌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외계물체들과의 충돌이 미래에도 있을 것인가? 만약 있다면 그런 충돌에 대한 예견은 되어 있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아직 불확실하다. 지구상의 대규모 생물 멸망을 촉발시킬 외계물체의 크기는 대체로 ㎞급 이상이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그럼 지구를 위협하는 이런 외계물체들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는 현재 연구되어 있는 것일까?

-소행성, 지구와 충돌확률 낮아-

197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이러한 소행성들은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 벨트라는 곳에 약 6000개 몰려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 숫자는 1980년대 말까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 무렵 공룡멸종의 원인이 소행성과의 충돌이라는 사실이 여러 지질학적 증거에 의해 확실시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미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은 그 빈도는 아주 드물지만 충돌하면 어마어마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해 그들의 정부를 설득해 국가예산을 지원받아 지구와 충돌 가능한 소행성들을 샅샅이 찾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태양계 내에서 발견된 전체 소행성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재까지 약 30만개가 발견되었고,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도 1000개 가까이 된다. 그러나 아직도 지구 근접 소행성이 다 발견된 것은 아니고 100개 정도의 소행성이 언제 지구와 충돌할지 모른다는 것이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이다.

그러나 충돌 확률은 수천만년에 한 번꼴이므로 우리는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1년 동안의 사망률을 계산해 보면 비행기 사고 사망률과 비슷하고, 자동차 사고 사망률보다는 낮기 때문이다.

이런 소행성 혹은 혜성과의 충돌 외에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건들이 지구상 생물들을 대규모 멸종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 지구와 가까운 곳에서의 초신성 폭발, 대규모 화산 폭발, 지구 자기의 일시적 소멸 등이다. 물론 이러한 재앙도 일어날 빈도가 아주 적으므로 우리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우리가 이제까지 간과하고 있던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재앙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실가스 배출은 지구 온난화를 촉발하여 우리나라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저지대 침수, 제주도 기후의 아열대화, 해수온도의 상승으로 인한 어류의 변화 등이 이미 감지되고 있다.

-생태교란 ‘온실가스’가 더 걱정-

여러해 전부터 언론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과연 자연재앙을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과거 100년 동안 공업국가들이 석탄 및 석유를 태우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부산물이 이산화탄소이다.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100년 동안 서서히 이뤄져 소행성 충돌과 같은 충격으로 생각되지 않을 것 같지만, 지구 역사에 비춰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의 엄청난 충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지구촌은 주요 산맥에서의 빙하 소멸, 기록적인 폭서, 급속한 사막화 및 물 부족사태, 잦은 태풍 발생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엄청난 재앙도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재앙은 인간이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국가 간에 힘을 합하면 능히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향신문 2007-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