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공우석-'발등의 불' 한반도 온난화
[시론]'발등의 불' 한반도 온난화
- 공우석 (지리76/ 31회) / 경희대 교수·지리학 -
지난 7일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기획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 콘서트 ‘라이브 어스(Live Earth)’가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 영국 런던 등 5대륙 9개국에서 24시간 릴레이 방식으로 열렸다. 약 20억명이 TV와 라디오, 인터넷으로 이 행사를 지켜봤을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지난 46억년 동안의 지구상 기후변화는 자연현상으로 보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와 이상기상 등 급격한 기후변화는 인간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기에 이를 두고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현생인류의 조상이 출현한 지난 200만년 동안에도 지구상에는 20여 차례의 추운 빙하기와 온난한 간빙기가 교차했다.
특히 지금으로부터 2만여년 전은 마지막 빙하기로 지질시대 동안 기온이 가장 낮은 시기의 하나였다. 당시에 지구의 기온은 지금보다 12도 낮아 추웠고, 해수면도 현재보다 140m 낮았다. 따라서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의 넓은 면적이 초원이었고, 내륙의 높은 산악지대는 오늘날 북극 주변지역과 비슷한 혹독한 환경이었던 것으로 본다. 1만여년 전의 홀로세부터 기후가 현재와 비슷해지면서 인류는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는 신석기문화를 이루었고 문화는 계속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이 시대는 변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 과거와는 다르다.
지구온난화는 태양열이 지구에 내리쬐고 반사되면서 이산화탄소·메탄가스·염화불화탄소 등 온실기체가 반사열의 일부를 흡수하여 대기의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이다.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화석연료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공급원은 늘어났지만 흡수원인 삼림이 벌채되면서 산업혁명 이전에 270ppm이던 이산화탄소가 20세기에 375ppm으로 급증하여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졌다. 지난 세기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0.5도 상승했으나, 남한은 1.0∼1.5도, 북한은 1.9도, 개마고원 일대는 3.1도 정도 높아졌다.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회(IPCC)는 2050년에 지구의 평균기온이 3도 정도 상승하고, 여름이 덥고 건조해진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고, 태풍이 잦아지고, 생태계가 교란되는 등 환경변화와 자연재해를 우려하였다.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에 따라 봄에 꽃이 일찍 피고, 사과의 주산지가 대구 일대에서 북쪽의 안동, 충주 등으로 바뀌었다. 솔나방 등 해충이 연 2회 산란하고 철새가 텃새로 되는 등 동물생태계의 교란이 발생했다. 지구온난화는 자원 수급의 불안정, 산업 환경의 변화, 국민 보건의 위협, 주거환경과 농업 등 사회·경제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가 지구온난화의 피해자일 때에는 관심이 높지만 우리 때문에 고통받는 자연생태계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관심이 매우 적다.
이제 지구온난화 문제의 국가적 대응이 요구된다. 정부의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 관련 조직은 부처 간 이해관계 등으로 정보 공유와 유기적인 협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정부는 조직 내, 산업계, 국민을 아우르는 다각적인 지구온난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기후변화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계획을 수립하는 등 미래의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국민도 에너지 절약 등 지구온난화 문제를 줄이는 데 요구되는 개인적인 실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국제적 대응 목적으로 설치된 기후변화협약대책위원회와 함께 국내적으로 정부, 산업계, 학계, 유관단체로 구성된 기구를 신설하여 지구온난화에 적응하고 피해를 완화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일보 2007-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