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정태충-초등교 조기입학·군복무중 학점취득을
[기고] 초등교 조기입학·군복무중 학점취득을
- 정태충 / 경희대교수·컴퓨터공학 -
필자는 우리나라 대졸 인력의 경쟁력이 많은 다른 나라의 대졸 인력에 비해 경쟁력이 많이 떨어짐을 대학원 학생들을 보면서 실감하고 있다. 현재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대학원과정에는 80여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들의 실력도 우수하지만 나이도 한국 학생보다 2~8세 정도 어리다. 한국 학생들은 유치원을 2년 다니고 7세에 초등학교 입학해서 12년간 초·중·고교를 이수한 후 4년의 대학과정과 군복무 2.5년을 하고 대학입시로 1년 재수 및 어학연수로 1년을 다녀온 뒤 대학원 혹은 사회에 진출한다. 이에 비해 파키스탄 대학원생은 5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초·중·고 과정 12년, 대학 4년을 마쳐 한국학생보다는 4.5~6.5년 정도 어리며 경쟁력도 더 좋다. 우리나라 남학생들의 경우 군복무가 사회 진출 시기를 늦춘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1일 “젊은이들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고 그동안 열심히 활동하고 장가를 일찍 보내야 아이를 일찍 낳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군 복무기간 단축을 관계 부처에서 검토 중이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부안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찍 사회에 진출시킬 제도를 만들기 위해 군복무 기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복무기간 단축은 병력자원 부족을 야기하므로 보완이 필요하다. 복무 단축을 하지 않고도 경쟁력이 향상된 인력으로 사회에 진출을 빨리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필자는 “초등학교 만5세 입학과 군복무기간 교양학점 취득”을 제안한다.
교육부는 학제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떤 경우든 초·중·고 12년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진출을 앞당기려면 초등학교를 만 5세에 입학해야 한다. 초등학교 만5세 입학은 뉴질랜드,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우리나라 처럼 조기교육을 왕성하게 하는 경우 적절하다(미국·캐나다는 6세).
우리 교육의 제일 큰 문제는 대학입시다. <학생과 학부모의 모든 자원과 에너지를 대학 입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나이를 앞당기자는 것이다.> 많은 공부는 대학입학용으로만 쓰일 뿐 그 후엔 버린다. 자원과 에너지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고 시간도 낭비한다. 만 5세에 입학해도 대학입학때의 학생 수준은 외국 수준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대학입학하는 나이 즉 전공 공부를 시작하는 나이를 앞당겨야한다. 초등학교 만 5세 입학은 군복무로 2년이상 시간을 쓰는 한국학생에게 매우 중요하다.
베트남의 대학생은 군근무를 하지 않는다. 통일된 베트남에서는 군복무보다 실력을 키우는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 병역은 신성한 의무며 절대로 필요하다.> 복무기간 단축은 남북긴장이 완화되면 자연스럽게 될 것이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어떻게 복무기간을 효율적으로 쓰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학생들이 시간을 쓰는 유형은 졸업을 위한 학점취득과 영어공부로 나뉜다. 군 복무 여건을 개선하여 교양학점 중에서 15~30학점을 군복무 기간에 취득하게 한다면 1~2 학기를 조기졸업할 수 있다. 군복무 중 영어공부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면 영어를 위한 휴학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학점 취득은 주로 원격교육을 이용하며, 일부 과목은 군복무와 연관해 부여하고, 필요에 따라 대면 강의도 할 수 있다. 군 복무 중 학점취득 기회부여는 이로 인한 가산점도 급여도 없는 현상황에서 보상적 의미도 있다.
[경향신문 2006-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