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이기종-문화·관광 대국을 향해
< 문화·관광 대국을 향해 >
--- 이기종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장) ---
한국은 국내총생산(GDP),무역 규모 등 경제적 수준에서는 세계 10위권을 넘보고 있으며 군사력 지표나 스포츠 역량에서도 세계적 수준에 오르고 있으나,21세기 세계 각국이 지향하는 문화관광 부문에서는 아직도 세계 문화관광 대국에 많이 뒤처져 있다. 문화의 영역은 너무나 다양해 인간의 삶의 질을 고양시키는 모든 분야를 포괄하고 있으며 문화의 특수성으로 인해 나라마다 그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것이나,필자는 특히 관광 부문과 연계해 한국의 문화관광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범 김구 선생은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란 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며,문화의 힘을 중시하는 문화국가론을 폈다. 백범의 문화국가론은 21세기 문화 관광 시대를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 문화의 우수성이 새로이 발굴되고 세계적 차원으로 홍보돼야 하며 관광산업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과거 20세기의 국력이 제조업 중심의 경제력이었다면 21세기 국력의 중심은 IT산업 등 정보산업과 함께 문화관광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의 선진화가 관건이 될 것이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한국의 인바운드(외래 관광객 수) 규모는 이제 600만명에 달하며 관광 수입도 60억달러를 겨우 상회할 정도의 세계 30위권 규모에 머물고 있다. 문화관광 대국인 프랑스가 8000만명,스페인과 미국이 5000만명 내외의 인바운드를 보이고 있고 그 뒤를 이어 이탈리아,중국,영국,러시아,오스트리아,멕시코,독일 순이다. 이들 세계 10대 관광대국의 공통점은 단순히 자연경관을 포함한 볼거리 차원의 관광상품만이 아닌 과거 세계 중심 국가를 경험한 문화유산이 풍부한 나라들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문화관광 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국가적 차원에서의 전략적 중요성이 재인식돼야 하며 체계적 발전 전략이 모색돼야 한다. 한국의 문화관광 브랜드 이미지는 곧 한국 상품 이미지,경쟁력과 직접 연계돼 있다. 즉,외국인들이 한국 관광을 통해 형성된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한국의 상품 경쟁력을 제고시키게 되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국정 과제로서 동북아 경제 중심 국가 건설과 국가균형발전을 제시했으며 문화관광 부문은 그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엔 다소 간과됐다. 그러나 최근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레저복합도시 건설을 언급하고 관광을 통한 동북아 허브 역할을 재인식하고 있으며 서울시 당국도 문화관광 도시로서의 서울의 국제적 이미지를 재정립시키려 하고 있다.
요즘 ‘한류’로 지칭되는 문화관광이 아시아를 넘어 구미 대륙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를 주도하는 21세기 네오르네상스 시대가 연출돼야 한다. 경기 고양에는 ‘한류 우드’ 가 건설될 예정이다. 향후 세계 문화관광 산업을 선도할 다양한 한국형 테마파크가 구상돼야 할 것이다.
21세기 한국의 국가 목표는 선진한국 건설이며 선진문화 관광강국은 시대적 과제다. 대한민국은 우리 조상이 남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을 적지 않게 갖고 있고,한국인의 예술 문화적 재능은 곳곳에서 발현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인의 문화 역량을 결집시키고 이를 문화관광 산업과 연계해 국력을 배증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해야 한다. 국민적 차원에서는 미소와 친절,도덕이 높은 문화적 향기로 승화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건설하는 문화관광 강국 국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일보 '여의도 포럼' 3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