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식-국제금융계의 거목 (인터뷰)


동문동정 박윤식-국제금융계의 거목 (인터뷰)

작성일 2008-11-12

< 국제금융계의 거목, 박윤식 동문을 찾아.. >
-- 하버드대학서 한국인 최초 경영학 박사학위 취득, 조지워싱턴대에 21년째 국제금융 강의 --

"경희인의 기상은 항상 세계를 상대로 하여 우리의 희망을 피워 나갈 때에 그 참다운 가치를 더욱 발휘하리라 확신합니다"

미국금융위기로 한국사회가 시끄러웠던 10월 초, 동아일보에 국제금융 분야의 권위자 두 명이 말하는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망, 그리고 한국에의 영향 등을 짚는 특집기사가 커다랗게 전면을 차지하였다. 그들은 온 대니 라이프치거 세계은행 부총재와 조지워싱턴대에서 21년째 국제금융을 가르치고 있는 국제금융계의 거목 박윤식 동문.
국제금융의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박윤식 동문과 e메일로 인터뷰했다.

* 경희동문으로서, 그리고 한국인으로서 세계의 석학으로 인정받는 선배님이 자랑스럽습니다. 미국으로의 유학이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경희대를 졸업하고 경희고등학교에서 2년간 영어교사를 한 후 자매대학인 미국 뉴저지주 소재 Fairleigh Dickinson 대학교에 첫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1965년에 Full scholarship을 받고 유학을 가게 되었죠. 조영식 총장님(지금 학원장님)께서 저에게 대학에서는 법학을  전공했으나 앞으로 경영학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하셔서 전공을 그 쪽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 공부를 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 2년간 공부에 매진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석으로 경영학 석사 (MBA)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Fairleigh Dickinson 대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Harvard대학교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박사 과정에 입학하였죠. 돈많은 Harvard 대학교에서는 충분한 장학금도 주어서 당시 MIT 등에서 고학으로 어렵사리 공부를 하는 다른 한국 유학생들에 비하여 훨씬 편하게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 법학을 전공했는데, 경영‧경제분야로 전공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 경영학 박사학위 전공분야를 그 당시 미국 경영학계에서도 다소 생소한 국제금융학으로 정한 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세계화 되어가는 국제경제 여건상 이 분야가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제 전망 때문이었습니다. 미국 유학 5년 만에 하버드대학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970년에 국제금융 분야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바로 대학교수로 가는 대신, 워싱턴에 본부를 둔 세계은행의 국제금융부서에 취직하였습니다.

*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세계은행에 근무하면서 또 경제학 박사과정을 공부했나요?
- 네. 국제금융학은 원래 역사적으로는 미국 대학들의 경제학과에서 발전 되었다가 60년대에 들어서야  경영대학에서도 이 분야의 전공을 개설했는데, 전자는 주로 거시적 관점에서 후자는 주로 미시적으로 은행과 회사 차원에서 이 학문을 다루어 왔습니다. 그래서 세계은행에 다니면서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경제학과의 박사 과정에 입학하여 역시 국제금융학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음으로써 국제금융학으로 경영학 박사와 경제학 박사 학위를 함께 받은 첫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 모두가 선망하는 세계은행에 근무하다 대학으로 옮기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세계은행에 봉직하면서 파트타임으로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국제금융학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는데 점차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이 너무도 좋아 아예 경영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기게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죠. 62세가 정년인 세계은행과는 달리 정년이 없이 본인이 건강하면 70대 후반 까지도 젊은이들을 도우며 가르치는 미국의 대학교수 생활이 나에게는 얼마나 보람되는지 모릅니다.
 
*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10년 전 국회의원 직을 그만두고 한국에서 잠시 쉬고 있던 이명박 대통령을 제가 고국을 방문 하였을 때에 만나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의 International Visiting Scholar로 초청하였더니 흔쾌히 승낙하였습니다. 당시 세계은행, IMF등 국제금융 기관들과 미국 경영학계에서는 한국경제의 기적적인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그룹에 입사하여 세계 주요시장을 몸으로 뛰면서 개척하여 조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한 신화적인 존재였습니다. 당연히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세미나 등을 통하여 많은 감명을 주었고 원래 일 년 계획이었던 것을 일 년 더 연장하여 조지워싱턴대학과 긴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 대통령 본인도 다시 대학에 돌아와 조용히 연구생활을 하고 젊은 학생들과 지내면서 에너지를 재충전 할 수 있는 기회를 아주 좋아하였죠. 특히 미국의 수도로서 미국과 전 세계의 유명인사들로 북적이는 워싱턴에서 생활 하면서 이들을 만나 교류하고 국제적 견문을 더욱 넓힐 수 있었을 겁니다.

* 많은 사람들이 현재 국제금융 위기의 실체에 대해 불안해 하고 궁금해 합니다.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 일년 여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시작된 국제금융위기는 이제 그 원래의 모습을 알아 보기 힘들 만큼 변해 버렸습니다. 마치 치료가 충분히 가능했던 바이러스 병균이 갑자기 의학계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최악성 병균으로 돌연변이하여 무섭게 공격하는 꼴이 된 것이죠.
 업계 4위 리먼브러더스 같은 거대 투자은행이 파산할 때에 미국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십분 고려하여 미국정부는 파산 대신 다른 금융기관에 인수 합병시켰어야 했죠.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미국 금융시장에서 대마불사의 확고한 원칙이 무너젔고 오늘날 이처럼 거대한 전세계적 국제금융 위기로 확대 되었습니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서브프라임 위기가 이처럼 총체척 국제금융 위기로 변질되는 것을 정부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 설명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경희동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서울 캠퍼스의 등룡문을 들어서면 눈에 띄게 우뚝 서있는 <문화세계의 창조>라는 교시탑처럼, Global시대에 우리 경희의 재학생들과 동문들은 항상 눈을 전 세계로 돌려 우리의 웅비한 꿈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 경희인의 기상은 항상 세계를 상대로 하여 우리의 희망을 피워 나갈 때에 그 참다운 가치를 더욱 발휘하리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