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숙-골프는 예술이다


동문특별강좌 이순숙-골프는 예술이다

작성일 2013-08-26
▲이순숙(언론정보대학원)
골프헤럴드 발행인, 총동문회 교육부위원장

“인간의 가장 큰 불행은 두 가지다. 하나는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꿈이 이루어져 버리는 것이다.” - 오스카 와일드

인생의 오후에 접어든 나이, 가장 중요한 것 중 꿈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요즘. 삶의 절반 이상을 골프와 호흡하며 돈독한 인연을 맺어 온 필자는 골프가 지닌 <예술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청춘, 골프로 인해 꿈을 꾸었고 나이가 듦에 따라 삶의 가치를 느끼고 감동을 받는 생각이 달라져 이제 골프를 예술의 한 영역으로 수용하며 다시 한 번 도전할 꿈을 꾼다.

골프는 다양한 예술 영역을 포함하고 있는 멀티 아이콘이다. 땅 아래 숨 쉬는 천혜의 자연을 밟으며 즐기는 골프는 사람과 자연이 만든 예술의 한 영역이다. 라운딩은 마치 자연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며 그 가치를 발견해 내는 창조적 과정이기도 하다. 자연과 호흡하고 하나가 될 때 우리의 정신은 건강해 질 수 있다.

섬세한 손길로 연출된 조경예술은 또 어떠한가. 생명이 주는 색감의 황홀함이란 이루 말 할 수 없는 행복이다. 꽃이란 무릇 살아 있는 생명력만으로도 인간을 겸허하게 한다. 꽃이라는 매개체는 물리적인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잔상을 남기고 선한 마음으로 골퍼들에게 작은 변화를 준다. 마음의 힐링, 바로 꽃과 자연이 지닌 감성일 것이다.


골프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미술과 음악의 소통통로이다. 음악과 미술의 필요성은 말로 하지 않아도 명백하다. 자연속에서 펼쳐지는 풍요로운 음악회와 클럽하우스를 메꾸는 아름다운 선율은 골퍼들에게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악보에도 쉼표가 그림에도 여백이 있기 때문에 그 아름다운이 가치를 더하듯 우리 삶에도 쉬어가는 통로를 마련해 준다. 클럽하우스는 단순함과 섬세함 지적인 유희를 그대로 반영한 예술적 거울이라 할 수 있다. 뛰어난 고전적 작품부터 예술품, 골동품을 비롯 전통의 조화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미각을 돋우는 요리의 맛은 사람의 정성이 향연으로 맛의 미를 더하며 풍요로운 삶에 더 가까이 가도록 도와준다.

골프는 새로운 세상 이치를 깨달아 가는 삶의 철학 영역이다. 삼성의 설립자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은 골프를 이해하면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된다며 그 사람의 됨됨이를 한 번의 라운딩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흔히들 골프를 마치 인생여정과 닮았다고 비유한다. 내가 살아왔고 살고 있을 살아낼 인생처럼 항상 그렇게 예측불허의 게임이지만 부족하다고 인정하는 순간 또 다른 희열을 맛보여 준다. 라운딩을 하다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다가온다. 때로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환호와 탄성이 나올 때도 있다. 골프의 시나리오란 예상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와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실수도 인정해야 이기는 자의 게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18홀,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