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제고 방안
 
- 문병준 / 경희대 교수·경영학 -
 
정부가 최근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과거에도 우리 상품이 해외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외국인으로부터 한국이 관광 목적지로 선호되도록 하기 위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해당 정부 부처의 노력이나 범부처적인 위원회 같은 기구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국가 브랜드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돋보여 일단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브랜드는 경영학의 한 분파인 마케팅 분야에서 많이 연구돼온 주제로,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얼굴로서 판매자의 제품 및 서비스를 경쟁사의 그것과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 로고, 포장 디자인, 트레이드마크 등 상징물의 결합체’로 정의된다. 케빈 L 켈러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는 브랜드 가치 혹은 이와 유사한 의미의 용어인 브랜드 자산을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가 브랜드를 가졌을 때 발생하는 바람직한 마케팅 효과’로 정의하고, 브랜드 자산은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에 의해 창출되며, 브랜드 충성도는 고객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호의적인 브랜드 이미지, 지각된 품질 등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즉, 국가나 상품이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지려면 높은 브랜드 인지도, 곧 소비자가 어떤 제품군에 속한 특정 브랜드를 알아보거나 상기할 수 있는 능력이 높아야 한다. 그리고 지각된 품질, 즉 특정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전반적인 품질 및 우수성에 대한 지각이 좋아야 하며, 브랜드 이미지 곧 특정 브랜드가 소비자의 마음 속에 호의적이고 강력하며 독특한 연상을 가지며, 브랜드 충성도 즉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만족하여 이를 지속적으로 애호하고 재구매하는 성향이 높아야 한다.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최근 주한 외국인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로는 정보통신·경제·과학기술·문화예술·교육 등을, 부정적 요소로는 정치·언론·경제·외교안보·환경을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경제가 긍정적 및 부정적 요소의 양쪽에 나타난 것은 그 간의 국민경제적 성과와 글로벌 기업의 활약이라는 긍정적 연상과 최근의 세계적 경제위기에 따른 우리나라의 금융경제적 상황의 취약점이 외신에 확대 보도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이 저평가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북한과의 대치 상황, 국제사회 기여 미흡, 정치·사회적 불안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가. 두말할 필요 없이 강점은 계속 강화하고 약점은 고쳐 보완하는 것이다. 약점 중 북한과의 대치 상황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북한을 세계 속의 일원으로 나오도록 설득하고 유인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기여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제시한 바대로, 신흥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경제 발전 경험 나누기나 자문, 해외 한국어 교육기관의 통합 및 강화 등이 적절하고 필요한 방안이다.

정치·사회의 불안 이미지는 비생산적이고 물리적 투쟁을 자행하는 국회, 강경한 노동계의 투쟁, 시민들의 과격시위와 관련된 외신 보도에 영향을 입은 바 크다고 보이는 만큼 이의 해소가 없이는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는 요원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 국민적 각성과 이를 토대로 한 정계·노동계의 분발 및 개혁이 필요하다. 요컨대 국가 브랜드 가치의 제고는 대한민국이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전 국민적 노력 없이는 성취하기 어려운 과제다.

[[문화일보 2009-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