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원칼럼- 사고의 차이


동문기고 안호원칼럼- 사고의 차이

작성일 2011-01-13
"사고(思考)의 차이(差異)"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어쩌면 저렇게 사고가 다를 수가 있을까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드는 때가 많다. 특히 방송매체를 보면 여야 정치인들이 그렇고 또 각종 토론프로에 참석한 사람들의 경우 상식을 떠나 사고가 어쩌면 저렇게도 일치 되지도 않고 상반된 이견을 보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같은 생각의 차이는 어쩜 사회의 다양한 입장을 대변하는 건강한 현상으로 바람직하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이 같은 사고의 차이로 인한 피해들을 너무도 많이 보고 있는 것 같다. 지난 해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어처구니없는 도발을 두 번씩이나 당했다.

그런 그들이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덮어씌우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식으로 붉은 혀를 날름거리고 있다. 또한 조선방송을 보면 평양광장에서 열병식을 하는 북한군과 시민들의 얼굴이 완전히 광기어린 확신과 호전성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천안 함 피격’ 과 ‘연평도 포사격’ 그들의 만행이 국제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그들을(북한) 지탄하기보다 모든 원인적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는 우매한 집단세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경제를 어지럽히고 국제적으로도 사회 혼란을 야기 시키며 수개월 넘게 거리를 막고 촛불 시위를 통해 맹위를 떨치던 광우병 시비가 이제 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졌다.

또한 어린아이들을 태운 유모차를 앞세워 독립투사처럼 항쟁 했던 주부들은 어디로 갔는지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아무도 그런 난동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렇게 난리를 핀 수입 쇠고기를 먹고 죽었다는 사람이 있다는 기사를 아직까지 보지 못 했다.

수많은 전. 의경이 다치고 했어도 여전히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시침 이를 떼고 있다. 특히 수십 명의 젊은이들이 희생되고 동강난 천안 함과 조사위의 결과를 보면서도 엉뚱한 소리를 계속 하며 믿지 못하는 자들도 있다. 심지어는 연평도 폭격을 화상으로 지켜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는 몰지각한 정치집단과 사회 불순 세력이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어 마치 신앙처럼 믿으려 하면서도 검증된 사실들에 대해서는 한사코 거부하며 믿으려 하지 않는다. 물론 신뢰감을 주지 못한 정부도 할 말은 없겠지만 안보 위기까지 몰고 오면서도 그 같은 강인한 저항정신의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런 사건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매우 유사한 점을 발견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무엇인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면에는 실체적 진실에는 포괄적으로 접근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한 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일부 사실에만 눈길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성이 아닌 감정적인 판단에 호소하거나 압도당해 거의 광기를 보인다는 것도 그렇다.

일예로 지난 해 오랫동안 여야가 줄기차게 논란을 빗어왔던 ‘신도시 이전’ 문제와 ‘4대강 살리기 운동’ 등이 그렇다는 것이다. 모두가 하나 같이 국가와 국민의 백년대계를 감안해 기획하고 주장을 해야 함에도, 오직 당리당략, 자신의 눈앞에 벌어지는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신도시 이전’을 고집하고 ‘4대강 준설공사를 반대’ 하는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백년대계가 뒤흔들려도 현재 내 목적만 이루면 된다는 식이다. 마치 유권자들을 자신을 지지하는 표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전 정권이 지역주민들에게 공약을 한 것이라도 기획이 잘못 된 것이 밝혀지면 바꾸는 게 원칙이 아니겠는가? 아울러 4대강 사업의 경우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시. 군이 모두 공사를 찬성하는데도. 유독 혼자만 반대를 고집하는 도지사도 있다. 상식선에서도 벗어난 논리를 펼치고 있다.

무상급식도 마찬가지다. 깊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쉽게 말해 내 돈 주는 것도 아니니 인심도 쓰고 다음 선거에도 이용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똑같은 사안임에도 행정부와 의회 간에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국민이야 어떻게 되든 시간 싸움을 하고 있다. 청문회도 그렇고 한명숙 전 총리 불법 정치 자금.수수사건도 모두 그렇다. 분명 누군가는 잘못이 있는데 서로가 억지를 부린다는 것이다.

남북 분단의 계기가 된 6.25전쟁도 그렇다 얼마 전 모 진보정당 대표가 KBS 라듸오 ‘열린 토론회’에 출연 “6.25가 남침이냐 북침이냐?” 는 청취자의 질문에 “역사적인 논쟁들이 있어 그 문제는 좀 더 치밀하게 생각해서 답변을 드리겠다.” 며 즉답을 피했다.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명확한 답이 없다.

더구나 안타까운 것은 정권이 바뀌면서 비판세력이 비집고 들어와 편향된 해석으로 10여 년 간 근대사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훼손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위 민주화라는 미명 아래 기존의 틀을 모두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꿔 놓았다. 이번에 새로 나오는 고교생 한국사 교과서를 보면 북한의 김일성 6.25전쟁과 만행을 다루면서도 ‘거창사건’ ‘노근리 사건’ 을 부각시키며 국군과 미군을 이 사건의 주체로 만들어 놓고 있는데 이는 재심의가 절실히 요구 되는 사안이다.

더구나 과거 정권에 의해 ‘5.16군사혁명’ 이 ‘쿠테타’로, 전락했고 ‘광주사태’가 ‘민주화운동’ 으로 바뀌는 역사가 되어버렸지만 이 역시 또 다른 정권이 들어서면서 어떤 시각에서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재조명을 할 지 심히 염려스럽다. 지난 과거 정권의 행위를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사람의 사고(思考)는 강제 할 수도 없고, 또 강제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사고의 차이는 인간 사회에 있어서 문화의 진보와 사회의 다양화를 위해 필연적이고 필수적인 현상으로서 한편으로는 건강한 사회의 한 징표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차이에 의한 갈등이 도를 넘어 유해하고 국가 안보를 해치며 파괴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라도 국민들이 눈을 뜨고 굳게 다문 입을 열어 정치인과 지식인들에게 말 할 때다. ‘진실은 힘 있는 자’ 의 것이라는 사고를 국민의 거대한 힘으로 반드시 깨 부셔야 한다. 그래서 적어도 상식(Common sense) 이 통하는 사회로 회복시켜야 되지 않겠는가?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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