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특별강좌
권영준-물가실패, 한은총재 책임크다
▲권영준(모교 경영학부 교수)
연초부터 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화약고에는 시한폭탄을 설치한 것처럼 시계바늘이 돌고 있고, 2~4월에 집중된 남유럽국가들의 1900억 유로(한화 277조원)에 달하는 채권만기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유로존이 붕괴될 가능성으로 세계경제가 뒤숭숭하다. 설상가상으로 유럽 9개국은 물론 마지막 보루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까지 동시다발로 신용등급이 추락함으로써 유럽경제는 더더욱 가시밭길이다. 남유럽 재정파탄 4개 국가들은 산업경쟁력은 낮은데 비해, 복지병으로 불릴 정도로 무차별적 복지의 비효율적인 구조라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퍼부은 재정지출과 향후 추가적으로 소요될 예상지출로 인해, 현재 다른 국가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 국가파산의 고비를 맞고 있다.
남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는 해당국가들의 고질적 정치리더십의 실패와 아울러 유로존으로 한데 묶인 구조적 문제가 겹쳐서 생긴 인재인데, 문제는 자본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해 세계경제가 상호연계되어 이들의 구조적 위기가 세계 모든 국가들에게 전염돼 마치 흑사병처럼 지구촌 경제를 위협하는 것이다.
이제 몰려오는 세계경제의 쓰나미 앞에 한국경제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연초부터 급등하는 원유가를 포함해서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이미 그 한계수준을 넘었고,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는 150%를 상회하여 대부분의 서민가계는 빚내서 생활비 감당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편 내수가 꺼진지 오랜 상태에서 유일하게 돌아가던 단발엔진인 수출대기업마저 세계경제의 침체 속에 투자증가율이나 고용증가율을 둔화시키는 비상경영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올 1ㆍ4분기는 마이너스성장률까지 예측될 정도로 매우 어렵다.
또한 급증하는 청년실업과 중소기업의 몰락, 비정규직의 절망과 천정부지의 사교육비와 학교폭력으로 몰락하는 공교육하에 신음하는 20~40세대의 국민들이 MB정부의 재벌중심경제의 한계와 신뢰할 수 없는 정책들을 체험하고 그들만의 리그에 분노하며 기성정치집단들을 폐기처분하고 안철수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솝우화의 베짱이처럼 여전히 재벌들은 동반성장위원회에 참석조차 거부할 정도로 상황파악을 못하고 몽니부리는 한심한 실정이다. 이념의 좌우라는 이분법은 백해무익하지만, 정직과 거짓, 신뢰와 불신, 합리와 비리, 상식과 비상식이라는 이분법은 이 시대 가장 중요한 경제정의와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건강한 촉매가 된다.
[2012. 1. 19 디지털타임스]